덕천 젊음의 열기가 녹아든, 골목 안 숨은 숯불 통닭 맛집 순례기

어스름한 저녁, 왠지 모르게 왁자지껄한 활기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발걸음을 이끌어 부산 덕천으로 향한다. 젊음의 거리 특유의 에너지, 시끌벅적함 속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오늘 향한 곳은 덕천초등학교 옆 골목,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같은 통닭집이다.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그만큼 내공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아홉 개 남짓, 이미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시, 이 근방에서 이렇게 북적거리는 곳은 드물지. 다행히 예약석이 하나 남아있어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숯불 치킨이 메인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숯불 소금구이 반, 양념숯불 반반 메뉴에 눈길이 꽂혔다. 메뉴판에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모래집 튀김도 놓칠 수 없었다. 소맥 한 잔 시원하게 곁들이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을 둘러봤다. 좁은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쉴 새 없이 오가는 종업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테이블의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지만, 오히려 이런 북적거림이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오랜 친구들과 함께 시장 통닭집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숯불 소금구이 반, 양념숯불 반반 메뉴
숯불 소금구이와 양념숯불의 조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숯불 치킨이 나왔다. 반반 메뉴는 한 접시에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붉은 양념을 입은 숯불 양념구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고기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숯불 향이 코를 찌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젓가락을 들어 숯불 양념구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닭고기와 함께 떡사리도 몇 개 집어 들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불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닭고기는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했다. 양념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해서,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떡사리 역시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이번에는 숯불 소금구이를 맛볼 차례. 소금구이는 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 나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느끼함은 전혀 없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숯불에 직접 구워서 그런지 닭고기의 수분은 그대로 남아있어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흔히 먹는 숯불 치킨은 공장에서 반조리된 것을 데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진짜 숯불에 구워내는 찐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 상차림
소금, 샐러드, 치킨무 등 깔끔한 기본 상차림.

소금구이는 함께 제공되는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닭고기의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느끼할 땐 시원한 무를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숯불 양념구이와 소금구이를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먹을 수 있었다. 역시, 치킨은 진리다.

치킨을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소맥을 들이켜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톡 쏘는 탄산과 시원한 맥주가 입안을 청량하게 만들어주고, 알싸한 소주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역시, 치킨에는 소맥이지!

숯불 치킨을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래집 튀김이 나왔다. 튀김옷은 옛날 시장 통닭 스타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모래집 튀김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있는 모래집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양념 소스에 찍어 먹으니, 매콤 달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모래집 튀김
겉바속쫄깃한 식감이 예술인 모래집 튀김.

모래집 튀김은 맥주와도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바삭한 튀김을 한 입 베어 물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니, 입안 가득 행복이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특히 이곳 모래집 튀김은 튀김옷이 과하지 않아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어느새 테이블 위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치킨 접시와 깨끗하게 비워진 맥주병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남은 모래집 튀김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아쉬움을 달랬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엄마와 아들 두 분이서 운영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덕천동 통닭의 성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젊음의 거리는 활기가 넘쳐흘렀다. 시끌벅적한 거리의 소음이 귓가를 때렸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 좋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술,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숯불치킨과 모래집 튀김,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 방문했던 통닭집의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숯불 향 가득한 닭고기와 쫄깃한 모래집 튀김, 그리고 시원한 소맥의 조합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더욱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가게가 협소해서 다소 시끄럽고 혼잡스러운 분위기였다. 또한,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맛과 가격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단점들이었다. 무엇보다, 음식 맛은 정말 훌륭했다.

혹시 덕천 젊음의 거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이 통닭집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옛날 시장 통닭의 맛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숯불 치킨과 모래집 튀김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치킨과 맥주의 환상적인 궁합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숯불 양념구이
매콤달콤한 양념이 일품인 숯불 양념구이.

다음에는 후라이드 치킨과 똥집 튀김을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사리 메뉴가 없는 게 조금 아쉬웠다. 쫄깃한 떡사리나 고소한 감자튀김 같은 사리가 추가된다면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덕천 맛집 탐방은 성공적이었다. 젊음의 거리에서 활기를 얻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것이 바로 내가 덕천을 사랑하는 이유다. 다음에는 또 어떤 숨은 맛집을 발견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치킨과 맥주
치킨과 맥주는 언제나 최고의 조합이다.

총평: 덕천 젊음의 거리, 북적거리는 골목 안에 숨어있는 숯불 통닭 맛집. 숯불 향 가득한 닭고기와 쫄깃한 모래집 튀김, 그리고 시원한 소맥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다소 협소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이지만, 맛과 가격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곳이다. 특히, 엄마와 아들 두 분이서 운영하는 정겨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덕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숯불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숯불에 구워 기름기는 쏙 빠지고 담백함은 더해진 숯불 소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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