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담은 통영 참복, 20년 내공이 깃든 로컬 해장 맛집

통영의 아침은 늘 설렘으로 가득하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싱싱한 해산물이 떠오르는 도시.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내려와,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복요리 전문점이었다.

하얀색 건물에 큼지막하게 적힌 “통영참복”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오래된 듯한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이 펼쳐졌다. 벽에는 사장님의 그림 솜씨를 엿볼 수 있는 복어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분위기였다.

통영참복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감 있는 외관

메뉴판을 보니 복국, 복지리, 복튀김 등 다양한 복요리가 있었다. 아침 해장으로 시원한 국물이 당겼기에 참복지리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멸치볶음, 콩나물무침, 김치 등 하나하나 집밥처럼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잘 익은 배추김치는 아삭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정갈한 밑반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들

놀랍게도 복지리를 시켰을 뿐인데, 밑반찬과 함께 회가 서비스로 나왔다. 돔, 방어, 밀치 세 종류의 선어회가 조금씩 제공되었는데, 쫄깃한 식감과 신선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회를 즐겨 먹는 나에게는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복지리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미나리와 콩나물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정말 시원했다. 텁텁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전날 마신 술이 확 깨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신 듯한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참복지리 한 상 차림
푸짐한 참복지리 한 상 차림

복어 살은 어찌나 쫄깃하고 담백한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콩나물과 미나리의 아삭한 식감도 좋았다. 특히 국물이 정말 끝내줬다. 처음에는 맑은 국물 그대로의 맛을 음미하다가, 중간쯤 식초를 살짝 넣어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다진 양념을 넣어 칼칼하게 마무리하니,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참복지리 클로즈업
뽀얀 국물과 푸짐한 복어 살

식사를 하면서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장님은 통영 음식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신 실력파 요리사라고 했다. 2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복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계신다고. 통영의 맛을 지켜오신 장인이신 셈이다. 자부심이 느껴지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맛집의 내공을 엿볼 수 있었다. 가게 벽면에는 사장님이 직접 그리신 복어 그림과 음식 대회에서 수상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가게 내부 액자
사장님의 수상 경력을 보여주는 액자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창가에 붙어있는 그림들이었다. 자세히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그리신 복어 그림이었다.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셨다.

창가 그림
사장님이 직접 그린 복어 그림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인사를 건네셨다. 마치 외갓집 할머니가 손주를 배웅하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통영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이렇게 따뜻하고 맛있는 곳에서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아, 그리고 메뉴판 사진도 놓칠 수 없지. 꼼꼼하게 메뉴와 가격을 확인했다.

메뉴판
다양한 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메뉴판

통영에서 만난 숨은 보석 같은 맛집, 통영참복.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성과 내공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시원한 복국으로 해장을 하고 싶거나, 통영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을 경험하고 싶다면, 자신 있게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 통영에 방문한다면 꼭 다시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복튀김이 궁금하다.

푸짐한 복어 살
입안 가득 퍼지는 복어의 풍미

가게를 나서는 길, 다시 한번 통영의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복국 한 그릇 덕분에, 앞으로도 힘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통영 여행의 추억과 함께, 통영참복의 따뜻한 맛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가게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가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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