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바로 수유였다. 며칠 전부터 친구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5층에 자리 잡은 작은 술집, ‘오층’이 오늘의 목적지였다. 사실, 처음에는 이름만 듣고 ‘5층짜리 건물 전체가 술집인가?’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과 “여기 안주가 진짜 미쳤어!”라는 말에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이다. 수유 지역에서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니, 기대감을 안고 지하철역을 나섰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과연 5층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오층’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왠지 모르게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문이 열리고, 은은한 조명이 감싸는 공간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였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어,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가 정말 다양했다. 나베, 탕, 볶음, 튀김 등등…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역시 친구의 추천 메뉴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친구가 극찬했던 골뱅이 소면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왠지 끌리는 크림치즈 새우도 함께 주문했다. 메뉴를 고르고 나니 기본 안주가 나왔는데,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묘하게 중독적인 닭다리 과자였다. 쉴 새 없이 손이 가는 맛!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뱅이 소면이 등장했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골뱅이무침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새빨간 양념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골뱅이와, 소면, 그리고 깻잎이 넉넉하게 담겨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매콤새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소면과 골뱅이를 쓱쓱 비벼서 한 입 맛보니,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확 돋우고, 쫄깃한 골뱅이와 부드러운 소면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특히 깻잎의 향긋함이 더해져서, 맛이 한층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골뱅이 소면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크림치즈 새우가 나왔다. 뜨거운 철판 위에 크림치즈 소스가 자글자글 끓고 있었고, 그 위에는 통통한 새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하얀 크림 소스 위에 뿌려진 파슬리 가루가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했다. 고소한 크림치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크림치즈 소스를 듬뿍 찍어서 한 입 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느껴졌다.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도 정말 좋았다.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맛있는 안주 덕분에, 친구와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옆 테이블에서 밀푀유 나베를 시킨 것을 보았다. 층층이 쌓인 배추와 고기의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따뜻한 국물이 땡기기도 했고, 워낙 평이 좋은 메뉴라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눈에 담아두었다. 다음에는 꼭 밀푀유 나베를 먹어봐야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가게 안이 손님들로 가득 찼다. 직원분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았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친구 말로는 직원들이 항상 친절하다고 한다. 이런 친절함 덕분에 ‘오층’이 더욱 사랑받는 것 같았다.
화장실도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술집에서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왠지 불쾌한 기분이 드는데, ‘오층’은 화장실까지 깨끗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창가 자리에 앉아보고 싶다. 따뜻하게 꾸며진 테라스에서 분위기를 즐기며 술 한잔 기울이는 것도 낭만적일 것 같다.
맛있는 안주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오층’. 왜 친구가 그토록 극찬을 했는지, 직접 방문해보니 알 수 있었다. 수유에서 술 한잔할 일이 있다면, 꼭 ‘오층’에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5층에서 내려다보는 수유의 밤거리는 왠지 모르게 낭만적이었다. 오늘,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 ‘오층’은 이제 나의 수유 최애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돌아오는 길, 문득 ‘오층’이라는 이름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5층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함, 그리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소중한 추억들. ‘오층’은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이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야, ‘오층’ 또 가자! 이번에는 다른 메뉴도 먹어보자!” 당연히 OK였다. 나의 ‘오층’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