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목적지는 1966년부터 48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자연식당’. 단양 지역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한 마늘 더덕 주물럭 맛집이라고 했다.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과연 어떤 맛과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낡은 듯 정겨운 나무 테이블과 의자, 벽 한 켠에 붙어있는 빛바랜 사진들은 이곳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SBS 방송에 방영되었던 사진도 걸려있어 더욱 신뢰가 갔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늘 더덕 주물럭’이었다. 망설임 없이 주물럭을 주문하고 나니, 곧이어 푸짐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시던 그런 맛이었다. 매 끼니마다 다른 국과 반찬이 나온다는 후기처럼,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늘 더덕 주물럭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더덕과 돼지고기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얇게 저며진 마늘과 큼지막하게 썰린 양파가 함께 볶아져 풍성한 향을 더했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주물럭을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서둘러 잘 익은 더덕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더덕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마늘의 알싸한 향과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더덕은 질기거나 쓰지 않고 야들야들했다.

함께 나온 싱싱한 상추에 쌈을 싸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함께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쌈장 대신 주물럭 양념을 살짝 찍어 먹으니, 매콤달콤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깻잎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더덕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어느새 불판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하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기로 했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볶은 밥은,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었다. 볶음밥 위에 남은 더덕을 잘게 썰어 올려 먹으니, 톡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음식들의 가격이 적혀 있었는데, 가격 또한 합리적이었다.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더덕구이와 주물럭은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다음에는 포장해서 집에서도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장인 정신과, 푸근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과,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들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단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맛있는 음식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자연식당에서 맛본 마늘 더덕 주물럭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단양 최고의 맛으로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