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들과의 약속. 어디서 만날까 고민하다가, 한 친구가 기막힌 제안을 했다. “야, 수원에 진짜 숨겨진 곳 있는데, 우렁이쌈밥집인데 회가 끝내주고 술이 무한대래!” 처음에는 ‘우렁이쌈밥집에서 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무한대라는 단어에 홀린 듯 수원행을 결정했다. 팔달문 근처, 낡은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그곳이 바로 우리의 목적지였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주변을 둘러봤다. 가게 앞 T map 주차장 간판이 눈에 띄었다. 3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니, 술 한 잔 기울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주차를 마치고 가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낮은 아치형 문을 지나, 나무 계단을 조심스레 밟고 올라갔다. 마치 비밀스러운 아지트로 향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낡은 나무 계단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 점이 정겹게 다가왔다.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오래된 듯한 메뉴판이 붙어 있었고, 그 아래로는 정겹게 “어서오십시오”라고 쓰인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들과 나는 동시에 “오마카세!”를 외쳤다. 인당 4만원이라는 가격에 회, 술,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까지 무한으로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매력적인 제안은 없을 것이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쉴 새 없이 음식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메인 메뉴인 회였다. 도톰하게 썰린 방어회, 숭어회, 광어회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회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을 들어 방어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붉은 빛깔이 선명한 방어회는 입안에 넣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방어 특유의 고소함이 더욱 깊게 느껴졌다.
회와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꼬막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꼬막의 쫄깃한 식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굴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굴 특유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쭈꾸미볶음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쭈꾸미의 쫄깃한 식감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쭈꾸미볶음 맛에 반해 쭈꾸미 가게를 내달라는 손님들의 요청이 쇄도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곁들여 나온 김에 무순, 단무지, 와사비를 넣고 방어회를 싸 먹으니,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술이 무제한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소주와 맥주를 마음껏 가져다 마실 수 있었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술잔을 채우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웠다.
회를 몇 번이나 리필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신선한 회와 맛있는 밑반찬,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술 덕분에, 우리는 그야말로 ‘술꾼’들의 천국을 경험했다. 늦은 점심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 집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따뜻한 지리탕이 나왔다. 맑고 시원한 국물은 술로 인해 얼얼해진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밥을 말아 오이지를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제육볶음을 시켜 먹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작은 버너에 올려진 제육볶음이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우렁이쌈밥과 우렁제육쌈밥이라고 한다. 경북 영주시 송현농장에서 생산되는 우렁이와 국산 콩으로 직접 쑨 메주로 담근 된장을 사용한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우렁이쌈밥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3시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9시 20분쯤 되니, 직원분들이 은근히 눈치를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미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현금으로 결제하면 인당 5만원, 카드로 결제하면 5만 5천원이었다.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번 간판을 올려다봤다. 낡고 오래된 간판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다. 다음에 또 수원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수원 팔달문 지역에서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겉모습은 허름하지만, 맛과 인심은 최고인 맛집이었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신선한 회와 다양한 스끼다시, 그리고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술까지, 이 모든 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들과 나는 입을 모아 칭찬했다. “야, 진짜 맛집 인정! 다음에 또 오자!” 수원 팔달문 지역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만약 수원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이 곳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겉모습에 속지 마시라. 그 안에는 당신을 만족시킬 맛과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싱싱한 회와 시원한 술,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