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23년 세월이 켜켜이 쌓인 황토 흙집, ‘구지가’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광주에서 화순으로 향하는 길, 드넓게 펼쳐진 시골 풍경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가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으로, 구지가에서의 특별한 식사를 기대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둥근 셀 구조의 독특한 인테리어는 마치 귀농인의 집을 방문한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기둥 없는 넓은 공간은 시원하게 트여 있었고, 황토 벽과 나무 테이블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짚으로 엮은 듯한 천장 장식과 옹기, 민속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정겨움을 더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보니, 갈치조림과 쌈밥이 대표 메뉴였다. 갈치조림 전문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나는 망설임 없이 갈치조림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콩나물, 시금치, 김치 등 다채로운 나물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들깨를 통째로 넣어 무친 나물은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치조림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붉은 양념이 밴 갈치와 고구마줄기, 감자, 무가 넉넉하게 들어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갈치조림을 한 입 맛보았다. 칼칼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부드러운 갈치 살은 입에서 살살 녹았고, 양념이 잘 배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말린 고구마줄기는 쫄깃한 식감과 함께 독특한 단맛을 선사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갓 지은 따끈한 밥 위에 갈치 살을 올려 한 입 가득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했다. 짭짤한 김치는 밥반찬으로 제격이었고, 싱싱한 나물들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구지가의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은 이곳의 분위기와 맛에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구지가에서는 80년대 초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흘러간 추억의 가요들은 식당의 분위기를 더욱 아련하게 만들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겼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방문객들은 반찬의 간이 다소 세다고 느꼈다고 한다. 특히 나물을 짭짤하게 먹는 내 입맛에도 약간 짜게 느껴졌다. 또한, 갈치조림에 들어가는 갈치가 수입산이라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싱싱한 국내산 갈치로 만든 갈치조림이었다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구지가의 갈치조림은 분명 매력적인 맛이었다. 특히 양념 맛은 훌륭했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은 밥을 계속 부르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넉넉하게 들어간 고구마줄기와 무는 갈치조림의 풍성함을 더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흙벽을 비추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구지가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구지가의 외관은 23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황토 흙으로 지어진 건물은 주변의 시골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후기에서 지적된 것처럼,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은 다소 불편했다. 또한,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도 염려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지가에서의 경험은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갈치조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화순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구지가에서 특별한 식사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노을은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했다. 구지가에서의 따뜻한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지가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맛집 방문을 넘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화순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맛보는 갈치조림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