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정 꽃밭의 향긋함을 담은, 철원 두부전골 맛집 기행

철원,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웅장해지는 곳. 드넓은 평야와 굽이치는 강줄기, 그리고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DMZ까지. 늘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던 철원으로의 여행길에 나섰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고석정의 아름다운 꽃밭을 거닐고, 그 싱그러움을 닮은 두부전골을 맛보는 것이었다.

여행 전날 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다. 마치 어린 시절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나는 철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서둘러 짐을 챙기고 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점차 도시의 회색빛에서 벗어나 푸른 녹음으로 물들어갔다.

고석정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풍경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3월 말,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었지만, 곳곳에 피어난 꽃들이 봄의 전령사처럼 나를 반겼다. 특히 식당 앞에 놓인 화분들이 눈에 띄었는데, 붉은 제라늄부터 보라색 아스타까지 형형색색의 꽃들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마치 잘 가꿔진 작은 정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알록달록한 화분들이 놓여있는 식당 외부 모습
식당 앞에 놓인 화분들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고석정 꽃밭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웠다. 튤립, 수선화, 팬지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만개하여 화려한 색상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꽃밭 사이를 거닐며 사진도 찍고, 향긋한 꽃내음도 맡으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 붉은색과 노란색 튤립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꽃구경을 마치고, 드디어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두부전골을 맛보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고석정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쉬웠다. 토요일 이른 저녁 시간이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철원 맛집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 앞에는 6~7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벽에는 메뉴판과 함께 여러 방송에 소개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다는 내용이었다.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사진
메뉴판에는 다양한 두부 요리들이 적혀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두부버섯전골, 두부구이, 청국장, 콩비지찌개 등 다양한 두부 요리들이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대표 메뉴인 두부버섯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두부구이도 맛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12시 이후에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콩나물, 고사리, 무생채, 깍두기 등 정갈하게 담긴 나물들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커다란 대접에 담겨 나온 보리밥이었다. 나물들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뿌려 비벼 먹는 방식이라고 했다.

다양한 나물 반찬과 보리밥
나물들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뿌려 비벼 먹는 보리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보리밥에 나물들을 듬뿍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넉넉히 뿌려 비볐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한 입 크게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나물들의 향긋함과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어릴 적 시골에서 먹던 비빔밥 맛과 비슷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부버섯전골이 등장했다. 얕은 냄비에 두부, 버섯, 채소, 그리고 민물새우가 듬뿍 들어간 모습이었다. 붉은 고춧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어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두부, 버섯, 채소가 듬뿍 들어간 두부버섯전골
두부, 버섯, 채소, 그리고 민물새우가 듬뿍 들어간 두부버섯전골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을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민물새우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국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했고, 버섯은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앞접시에 두부와 버섯을 담아 국물과 함께 먹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특히 슴슴하면서도 깔끔한 두부 맛이 인상적이었다. 콩의 고소한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고, 입안에 남는 잡미가 전혀 없었다. 이 집 두부가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전골을 먹는 중간중간, 보리비빔밥도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뜨끈한 전골 국물과 시원한 비빔밥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밥 한 숟갈에 전골 국물을 살짝 적셔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보리비빔밥과 함께 먹는 두부버섯전골
뜨끈한 전골 국물과 시원한 비빔밥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칭찬 일색이었다. “국물이 정말 시원하네”, “두부가 정말 맛있다”, “이 집은 반찬도 깔끔해서 좋아” 등등. 나 역시 그들의 의견에 적극 동감했다.

어느덧 전골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배는 든든하게 불러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맛있는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은 친절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두부 맛이 정말 최고예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쑥스러운 듯 웃으시며, “저희는 국산 콩만 사용해서 두부를 만들거든요. 그래서 더 고소하고 맛있을 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식당을 나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고석정 주변은 더욱 운치 있게 느껴졌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는 다시 차에 몸을 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의 경험을 되새겨 보았다. 아름다운 고석정 꽃밭,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두부버섯전골의 맛.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다. 특히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두부전골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번 철원 여행을 통해, 나는 유명 관광지 앞 식당은 별 볼 일 없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릴 수 있었다. 이곳은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앞으로 철원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들러 다른 두부 요리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들기름에 구워 먹는 두부구이의 맛이 너무나 궁금하다.

집에 도착해서도, 두부버섯전골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두부를 꺼내 간단하게 구워 먹으며, 나는 다시 한번 철원으로의 여행을 꿈꿨다. 언젠가 다시 이곳에 방문하여,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행을 다녀온 지 며칠 후, 문득 이 식당의 청국장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코를 찌르는, 제대로 발효된 청국장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다음 철원 여행에서는 반드시 청국장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보리비빔밥에 넣어 먹었던 그 특별한 들기름 말이다. 어찌나 향긋하고 고소하던지, 아직도 그 향이 코끝에 맴도는 듯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짜신 들기름이라고 한다. 역시 좋은 재료에서 좋은 맛이 나는 법인가 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철원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 단순히 역사 유적지가 많은 곳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것을. 특히 고석정 인근에서 맛본 두부버섯전골은 내 인생 최고의 음식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한번 철원을 방문하고 싶다. 함께 고석정 꽃밭을 거닐고, 따뜻한 두부전골을 나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철원에 대한 추억을 곱씹는다.

화려하게 핀 꽃들의 모습
다시 찾을 그날을 기약하며, 철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속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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