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허전했던 어느 날 저녁. 따뜻한 국물에 든든한 면 요리가 간절했다.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칼국수집의 사진 한 장이 발길을 이끌었다. ‘교산면옥’.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이름이었다. 달동에 새로 오픈했다는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라기보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편안함을 안겨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커다란 창문으로는 저녁 햇살이 부드럽게 쏟아져 들어와 공간을 더욱 밝게 비추고 있었다. 마치 잘 꾸며진 카페에 들어온 듯한 느낌. 칼국수집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세련된 인테리어였다. 에서 보듯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표 메뉴인 사골칼국수. 뽀얀 국물에 담긴 칼국수 면발 위에 곱게 찢은 고기가 올라간 모습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칼낙지’라는 독특한 이름의 메뉴였다. 30가지 재료로 만들었다는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낙지가 칼국수 위에 얹어져 나오는, 이곳만의 특별한 메뉴라고 했다. 흔히 맛볼 수 없는 이색적인 조합에 끌려 칼낙지를 주문했다. 짝꿍은 따뜻한 사골칼국수를 골랐다. 곁들임 메뉴로 손만두와 제육 반 접시도 함께 주문했다. 푸짐한 저녁 식사가 될 것 같은 예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주문 후, 식당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처럼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요리사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믿음이 느껴졌다. 나무로 마감된 벽면과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공간에 따뜻함을 더했다. 햇살이 잘 드는 창가 자리는 특히 인기가 많아 보였다.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도 다음에는 꼭 창가 자리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칼국수를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칼낙지가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낙지볶음이 칼국수 면발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에서 보듯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낙지볶음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였다. 젓가락으로 면과 낙지를 함께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면발과 탱글탱글한 낙지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정말 중독성이 강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칼낙지에 들어간 30가지 비법 양념이 정말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재료를 어떻게 배합해야 이런 맛이 나는 걸까.
짝꿍이 주문한 사골칼국수도 맛보았다.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푹 고아낸 사골 육수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면발은 자가제면이라 그런지 시중에서 파는 칼국수 면과는 차원이 달랐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좋았다. 에서 보듯 면발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듯했다. 사골칼국수에는 밥도 함께 제공되었다. 밥을 국물에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만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직접 빚은 만두라 그런지 모양부터가 남달랐다. 큼지막한 만두피 안에 육즙 가득한 만두소가 꽉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최고였다. 짝꿍도 만두가 맛있다며 연신 칭찬했다. 제육은 새우젓과 함께 나왔다. 챱챱한 돼지수육을 따뜻한 사골 칼국수에 싸먹으니 색다른 맛이었다. 매콤달콤한 비빔칼국수에 곁들여 먹어도 정말 잘 어울렸다.
칼낙지를 먹다 보니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비벼 먹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 추가로 밥을 시키지는 못했다. 다음에는 꼭 밥을 비벼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짭쪼름한 양념에 김가루까지 뿌려 먹으면 정말 꿀맛일 것 같았다. 을 보니, 정말 참기 힘든 비주얼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다. 따뜻한 햇살 아래 맛있는 칼국수를 먹으니,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의 위로까지 받는 느낌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셨다. 새로 생긴지 얼마 안 된 곳이라 아직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곧 울산 달동 맛집으로 지역명을 알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칼낙지의 매콤한 맛이 계속 입안에 맴돌았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칼낙지에 밥을 꼭 비벼 먹어야겠다. 그리고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이다. 교산면옥은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식당이었다. 울산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올려놓을 만한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