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내려오는 길,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오늘은 꼭 제대로 된 단양 맛집을 가리라’ 다짐했다. 등산으로 뻐근한 몸을 이끌고 스마트폰을 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여러 후보지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유독 한 곳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충청북도에서 지정할 만큼 엄선된 한우만을 취급한다는 한우 전문점.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마음에 곧장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소박한 외관이 정겨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과, 연륜이 묻어나는 식당 내부가 오히려 신뢰감을 더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주변을 몇 바퀴 돌았지만, 다행히 어렵지 않게 주차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라는 것을 실감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등심, 갈비살, 특수부위 모듬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특수모듬부위’였다. 살치살, 제비추리, 엄진살 등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부위들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고심 끝에 특수모듬부위를 주문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특수모듬부위가 나왔다. 나무 도마 위에 가지런히 놓인 고기의 마블링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다. 선홍빛 살결에 섬세하게 박힌 지방의 조화는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곁들여 나온 양파와 버섯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그 황홀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밑반찬도 푸짐하게 차려졌다. 샐러드, 겉절이, 장아찌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고기가 구워지기 전부터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참을 수 없는 식욕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굳이 다른 양념 없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평소에 즐겨 먹지 않던 부챗살마저도 쫄깃하고 고소하니 정말 훌륭했다.
살치살은 부드러움의 극치였다.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제비추리는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엄진살은 처음 먹어보는 부위였는데, 환상적인 마블링 덕분에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이 인상적이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신선한 쌈 채소에 싸 먹으니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향긋한 깻잎에 고기 한 점, 마늘,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행복이 퍼져 나갔다. 느끼함도 잡아주고, 신선함까지 더해지니 정말 완벽한 조합이었다.
사장님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다. 테이블마다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고, 고기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주셔서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20년 넘게 주변의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고기를 지원해 주시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이야기에 더욱 감동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넘어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깔끔하게 입가심을 하고 싶어 소면을 주문했다. 느끼함이 싹 가시는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직접 담근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육회도 추가로 주문했다. 한우 우둔살로 만든 육회는 짜거나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배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정말 훌륭했다. 특히, 육회는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와인 콜키지 프리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정말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다음에 단양에 오면 꼭 다시 들르겠습니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오시면 더 좋은 고기로 대접하겠습니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숙소로 향하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짐을 느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을 넘어, 정겨운 분위기와 따뜻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단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최상급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정까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단,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주말에는 손님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을 잊지 말자.

단양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단양을 방문할 때도, 나는 망설임 없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감동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