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동문집, 편견을 깬 들깨의 재발견! 청주 미식로드 맛집 기행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차에 몸을 싣고 무작정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청주의 자랑, 상당산성이었다. 푸르른 녹음이 우거진 산성을 천천히 거닐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어느새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산성 한 바퀴를 여유롭게 돌고나니 허기가 몰려왔다. 산성 주변에는 식당들이 즐비했지만, 유독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동문집’이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의 간판과,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맛집의 아우라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했던 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벽에 걸린 7080 스타일의 사진들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흘러나오는 올드팝 음악은 향수를 자극하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종류의 향토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해물파전, 도토리묵무침, 청국장 등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보이는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들깨수제비’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나는 들깨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특유의 느끼한 맛과 텁텁한 식감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동문집의 들깨수제비는 다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용기를 내어 들깨수제비를 주문해 보기로 했다.

들깨수제비를 기다리는 동안, 먼저 해물파전과 막걸리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온 해물파전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파전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입으로 가져가니, 바삭하게 구워진 겉면과 촉촉한 속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오징어와 새우 등 해산물도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을 더했다. 특히 파 특유의 향긋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맛이었다.

해물파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해물파전은 막걸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함께 나온 막걸리는 살짝 시큼하면서도 청량한 맛이 일품이었다. 파전 한 입, 막걸리 한 잔을 번갈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마치 신선놀음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막걸리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들깨수제비가 나왔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들깨수제비는, 뽀얀 국물 위에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들깨 맛이 아니었다.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마치 콩국수를 따뜻하게 데워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수제비는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얇게 뜬 수제비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국물과 수제비의 조화가 너무나 훌륭해서,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들깨수제비
고소하고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수제비의 환상적인 만남, 들깨수제비!

들깨를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동문집의 들깨수제비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아니, 맛있게 먹은 정도가 아니라, 인생 수제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들깨에 대한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버린 맛이었다.

들깨수제비와 함께 감자채전도 맛보았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감자를 채 썰어 부친 감자채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섬세하게 채 썰어진 감자는 마치 얇은 면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한 입 베어 물면, 감자의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감자채전
겉바속촉의 정석, 감자채전! 얇게 채 썰어진 감자가 예술이다.

도토리묵무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쌉싸름한 도토리묵과 신선한 채소들이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 도토리묵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특히 묵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훌륭했으며, 신선한 채소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다.

도토리묵무침
탱글탱글한 도토리묵과 신선한 채소의 조화, 도토리묵무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앞접시에 음식물이 덜 닦여 있는 부분이나, 테이블에 양념이 묻어 있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음식 맛은 정말 훌륭했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특히 들깨수제비는 최고였어요!”라고 대답하니,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동문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이었다. 청주 상당산성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동문집을 방문해 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들깨수제비는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들깨에 대한 당신의 편견을 완전히 바꿔줄 것이다.

해물파전 단면
파전 속에는 파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어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막걸리
파전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막걸리. 살짝 시큼하면서도 청량한 맛이 일품이다.
도토리묵무침 근접샷
도토리묵무침에는 신선한 채소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다.
한상차림
동문집의 푸짐한 한상차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감자전
겉바속촉 감자전 한 조각. 얇게 채 썰어진 감자가 바삭하게 구워졌다.

다음에는 청국장과 비지장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상당산성 동문집, 청주 맛집 리스트에 굳건히 자리매김할 만한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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