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통영 서호시장, 만성복집에서 맛보는 잊지 못할 졸복 맛집 기행

통영 여행의 아침은 늘 설렘으로 시작된다. 어김없이 새벽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통영의 숨겨진 보석, 만성복집에서 졸복국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서호시장의 새벽은 그 자체로 활기 넘치는 풍경화다. 어둠을 뚫고 하나둘 불을 밝히는 상인들의 모습,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실은 트럭의 웅웅거리는 소리,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만성복집은 서호시장 이면의 좁은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간판에는 귀여운 복어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그 옆에는 ‘since 1987’이라는 숫자가 눈에 띄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포스가 느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새벽부터 복국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관광객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더 많아 보였다. 정겨운 사투리가 오가는 소리, 숟가락과 젓가락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가 묘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만성복집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만성복집의 간판.

자리에 앉자마자 졸복국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졸복국 외에도 참복국, 복어 매운탕 등 다양한 복 요리가 있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졸복국이라고 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멸치회무침, 젓갈, 김치, 나물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멸치회무침은 남해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맛있었다. 젓갈도 짜지 않아 부담 없이 젓가락이 계속 갔다. 통영은 역시 반찬 인심이 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반찬들은 소담한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왔는데, 그 모습마저도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복국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미나리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로 앙증맞은 크기의 졸복들이 숨어 있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맑은 콩나물국에 진한 미나리 향을 더한 듯한 느낌이었다. 조미료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만성복집 한상차림
정갈한 밑반찬과 뽀얀 국물의 졸복국 한 상 차림.

졸복은 크기가 작아서 먹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발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쫄깃쫄깃한 식감도 좋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졸복 껍질이 그대로 붙어있는 생물 복어라는 점이 신선함을 더했다. 사진을 보면, 숟가락 위에 올려진 졸복의 모습이 앙증맞으면서도 먹음직스럽다. 함께 나온 다진 양념을 조금 넣어 먹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원래 식초를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서, 식초를 넣는 것을 망설였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추천에 용기를 내어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보았다. 그랬더니,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마법을 부린 듯한 변화였다. 물론, 식초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식초를 넣으니 또 다른 차원의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가게 안은 끊임없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새벽부터 해장술을 기울이는 어르신들, 가족 단위로 아침 식사를 즐기러 온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혼자 여행 온 듯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만성복집의 졸복국을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 위의 비닐을 수시로 갈아주는 깔끔함도 인상적이었다.

만성복집 메뉴판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가격과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만성복집은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통영 맛집이라고 한다. 가게 벽에는 방송 출연 사진과 유명인들의 사인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유명세보다는, 이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주인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함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도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다. 특히 키가 크고 늘씬한 아주머니의 친절한 서비스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서호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만성복집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통영 여행의 시작을 이렇게 상쾌하게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복국의 졸복
앙증맞은 크기의 졸복이 듬뿍 들어있다.

만성복집은 통영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특히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면, 이곳의 졸복국은 최고의 해장 음식이 될 것이다.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든든한 밑반찬은 허기를 달래준다. 물론, 졸복국의 가격이 12,000원이라는 점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 그리고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성복집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 건너 하나로마트에 1시간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니, 그 점을 이용하면 된다. 또, 가게가 좁아서 점심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말에는 졸복국만 판매한다고 하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숟가락 위의 졸복
숟가락 위에 올려진 졸복의 모습.

통영에는 만성복집 외에도 유명한 복국집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곳의 졸복국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보다 국물이 더 맑고 깔끔하며, 밑반찬도 훌륭하다. 특히 멸치회무침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다음에도 통영에 온다면, 반드시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참복국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통영에서 잊지 못할 아침 식사를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서호시장 만성복집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새벽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맛보는 따뜻한 졸복국 한 그릇은, 당신의 통영 맛집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멸치회무침은 꼭 두 번 리필하세요!

만성복집 외관
만성복집의 푸른색 간판이 눈에 띈다.
다대기를 넣은 졸복국
다대기를 넣어 칼칼한 맛을 더한 졸복국.
푸짐한 밑반찬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들이 푸짐하게 제공된다.
맛있는 멸치회무침
싱싱하고 맛있는 멸치회무침은 꼭 맛봐야 할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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