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으로 향하는 아침,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며칠 전부터 계획했던 아침고요수목원 나들이. 푸르름 가득한 정원을 거닐 생각에 마음은 벌써 꽃밭을 걷는 듯 설레었다. 아름다운 정원을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 가평까지 왔으니, 이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막국수를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본가신숙희진골막국수라는 곳을 향했다.
도착한 식당은 겉모습부터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낡은 간판과 오래된 건물에서 풍겨져 나오는 깊은 맛의 아우라. 주차장은 다행히 넓었지만,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였다. 역시 가평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다르구나 싶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막국수와 함께 편육, 감자전이 대표 메뉴인 듯했다. 막국수만 먹기에는 아쉬울 것 같아 편육과 감자전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숭늉이 담긴 주전자와 함께 소박한 백김치가 상 위에 놓였다. 놋으로 된 컵에 숭늉을 따라 한 모금 마시니, 은은한 따뜻함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슴슴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듯했다. 백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적당히 익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감자전이었다. 넓적하고 큼지막한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얇게 채 썬 감자를 노릇하게 부쳐낸 감자전은 젓가락으로 찢어 먹으니 더욱 맛깔스러웠다.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맛이,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어서 편육이 나왔다. 편육은 겉모습부터가 남달랐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함께 나온 쌈 채소는 종류도 다양하고 신선했다. 상추, 깻잎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쌈 채소들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쌈장도 직접 만든 듯, 시판 쌈장과는 확연히 다른 깊은 맛을 자랑했다.

잘 삶아진 편육 한 점을 쌈 채소에 올리고, 직접 만든 쌈장을 듬뿍 찍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운 수육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쌈 채소의 향긋함과 쌈장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쌈을 싸 먹으니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막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보기에도 푸짐했다. 막국수 위에는 김 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얇게 썰린 백김치와 오이, 그리고 양념장이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다.

직원분께서 막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먼저 양념장을 잘 비빈 후, 식초와 겨자를 약간 넣고, 동치미 육수를 취향에 맞게 부어 먹으면 된다고 했다. 설명해 주신 대로 막국수를 비비기 시작했다. 젓가락으로 비빌수록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잘 비벼진 막국수를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면발은 입안에서 탱글탱글하게 씹혔다. 양념장은 생각보다 맵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다. 동치미 육수를 부으니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더해져, 막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나는 원래 막국수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의 막국수는 면발이 굵으면서도 쫄깃했고, 양념도 과하게 맵거나 달지 않아 내 입맛에 딱 맞았다. 특히 동치미 육수는 시판 육수와는 차원이 다른, 깊고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편육과 함께 막국수를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부드러운 수육과 쫄깃한 막국수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쌈 채소에 막국수와 편육을 함께 싸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향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 많던 막국수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백김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이곳의 백김치는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곳이 가평 막국수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음식 맛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본가신숙희진골막국수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음에 가평에 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편육 大자를 시켜서 쌈 채소와 함께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그리고 감자전도 빼놓을 수 없겠지.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평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이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주었다. 가평에서의 추억을 가슴 깊이 새기며,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본가신숙희진골막국수
*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04
* 전화번호: 031-584-3332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브레이크 타임 16:00 – 17:00)
* 주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