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대 밤바다처럼 싱그러운, 포항 숨은 초밥 맛집의 발견

여행의 설렘은 늘 예상치 못한 발견에서 시작된다. 포항, 그중에서도 영일대 해수욕장의 밤바다는 늘 낭만적인 기대를 품게 하는 곳이다.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작은 초밥집, ‘가정초밥 영일대점’은 숨겨진 보석 같은 존재였다. 큰 간판 하나 없이,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는 그곳에서 특별한 저녁 식사를 경험했다.

가게를 찾는 과정은 마치 보물찾기 같았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주변을 몇 바퀴나 돌았을까. 도로변 상가 건물 1층, 자그마한 표지판만이 이곳이 ‘가정초밥’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치 숨어있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바닷가 쪽에 차를 대고, 조새호 옆집, 라스베가스 유흥주점 1층이라는 정보를 되뇌며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가게 앞에 섰다. 가게 앞에는 두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가정초밥 영일대점 외부 전경
작은 간판만이 존재를 알리는 가정초밥 영일대점의 외관. 숨겨진 맛집을 찾아온 듯한 설렘을 안겨준다.

짙은 에메랄드색 차양 아래, 나무 격자문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외관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했다. 베이지색 타일로 마감된 건물은 튀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 옆에 놓인 작은 석등과 화분들은 일본 특유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마치 일본의 작은 골목길에서 마주친 듯한 느낌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이 테이블을 비추고, 나무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지만, 식사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기다려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특선 A, B’, ‘장어덮밥’, ‘어린이 돈가스’,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지만, 나의 선택은 단연 ‘모듬스시 B’였다.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도 함께 주문했다. 아쉽게도 생맥주의 브랜드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어떤 맥주든 초밥과 함께라면 완벽한 조합을 이룰 거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잠시 후,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새우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장국과 신선한 샐러드가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이어진 모밀! 진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 훌륭했지만, 메인 메뉴를 위해 살짝 자제해야 했다.

시원한 생맥주
초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시원한 생맥주.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스시가 나왔다. 나무 도마 위에 정갈하게 놓인 초밥들은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윤기가 흐르는 신선한 생선과 붉은 빛깔의 참치, 황금빛 계란말이가 조화로운 색감을 뽐냈다.

첫 번째 초밥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신선한 재료와 밥알의 조화가 완벽했다. 특히, 밥은 청와대에 진상된다는 경주쌀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쫀득한 식감이 독특했다. 밥이 살짝 끈적거리는 느낌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내 입맛에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모듬스시 B
눈으로도 즐거운 모듬스시 B. 신선한 재료와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인다.

함께 주문한 생맥주는 초밥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시원한 맥주가 입안을 헹궈주면서 다음 초밥을 맛볼 준비를 시켜주는 느낌이었다. 톡 쏘는 탄산과 은은한 홉의 향이 신선한 초밥과 완벽하게 어울렸다.

초밥을 하나씩 음미하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이렇게 맛있는 초밥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홀에는 남자 직원 두 명과 여자 직원 한 명이 있었는데, 남자 직원들은 형제처럼 보였다. 여자 직원은 조금 털털한 느낌이었는데, 솔직히 가게 분위기와는 살짝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초밥 덕분에 그런 사소한 부분은 금세 잊혀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여자 직원이 턱짓으로 계산대를 가리켰다. 친절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맛있는 초밥 덕분에 기분 좋게 넘어갈 수 있었다. 결제는 IC 카드와 EMV Contactless(Apple Pay, Google Pay 등)를 지원한다.

다채로운 구성의 모듬 스시
신선한 활어, 붉은 참치, 달콤한 계란말이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입을 즐겁게 한다.

아쉬운 마음에 사이드 메뉴인 고로케도 하나 시켜봤다. 칵테일 새우와 마요네즈 같은 크림 필링이 들어있었는데, 내 입맛에는 조금 느끼했다. 역시 이 집은 초밥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가정초밥은 남구에도 지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영일대점이 훨씬 맛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맛집이라고 하던데, 역시 맛있는 음식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법이다. 예전에는 점심특선초밥이 가성비가 좋았다고 하는데,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때문에 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모듬초밥의 가성비는 여전히 훌륭하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일본 음식을 먹어봤지만, 가정초밥은 내 인생 최고의 초밥집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스러운 손길이 만들어낸 초밥은 정말 훌륭했다. 포항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영일대 밤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시 해변을 거닐었다. 맛있는 초밥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낭만적인 밤바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저녁이었다. 가정초밥은 내게 단순한 맛집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포항에서의 소중한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해 준 곳, 다음에 또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영일대 해수욕장
가정초밥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영일대 해수욕장을 거닐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 가정초밥에서의 경험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화려한 간판도, 세련된 인테리어도 없었지만, 맛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 진정한 맛집이란 이런 곳이 아닐까. 포항에 다시 온다면, 가정초밥은 반드시 다시 방문해야 할 곳 1순위로 꼽을 것이다. 그 땐 장어덮밥도 한번 먹어봐야지.

시원한 생맥주
싱싱한 초밥과 곁들이는 시원한 생맥주는 최고의 선택!
기본 반찬
입맛을 돋우는 기본 반찬들. 신선한 샐러드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가정초밥 영일대점 외부
다음에 또 올 것을 기약하며, 가정초밥 영일대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차 공간
가게 앞에 마련된 작은 주차 공간. 하지만 주차하기 쉽지 않으니, 영일대 해수욕장 주변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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