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꼬르륵거리는 배를 달래기 위해 한 시간 남짓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청주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입이 즐거운 그만두’.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만두에 대한 자부심이, 나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와,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지점들이 이 집의 명성을 증명하는 듯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널찍한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는 넉넉함이었다. 외관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했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다. 커다란 붉은 원형 간판에 흰 글씨로 쓰여진 “입이 즐거운 그만두 since 2010” 문구가 발길을 더욱 재촉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자마자 10팀이나 몰려왔다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만두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안매운만두, 매운만두, 튀긴만두,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리는 미친만두까지. 쫄면과 떡만두국도 눈에 띄었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결정 장애를 극복하고, 나는 안매운만두, 매운만두, 튀긴만두, 그리고 미친만두, 쫄면까지 종류별로 주문했다. 이왕 온 김에, 모든 맛을 섭렵해보리라는 굳은 의지였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음식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튀긴만두였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특히 치즈만두는, 튀김의 느끼함을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잡아주어, 정말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다음은, 오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만두 삼총사, 안매운만두, 매운만두, 미친만두를 맛볼 차례였다. 먼저 안매운만두를 집어 들었다. 뽀얀 만두피 안으로 꽉 들어찬 속이 비쳐 보였다. 한 입 크게 베어 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빚어주시던, 정성 가득한 만두 맛과 흡사했다.

이번에는 매운만두에 도전했다. 붉은 빛깔을 띤 만두를 보니,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한 입 맛보니, 신라면 정도의 매콤함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알맞은 맵기였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만두 속의 풍부한 육즙과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다.
드디어, 대망의 미친만두를 맛볼 시간.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녀석은, 과연 어떤 맛일까? 섣불리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칠 것 같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물었다.
…!!!
처음에는 ‘음?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이어 혀끝에서부터 시작된 불길이, 입안 전체를 휘감았다. 마치 입 안에 화염방사기를 켠 듯한 강렬한 매운맛이었다. 콧잔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테이블 위에 놓인 쫄면이 눈에 들어왔다.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구원투수였다.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얼얼한 입안을 진정시켜 주었다. 특히, 만두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쫄면의 상큼함과 만두의 든든함이, 정말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 위는 텅 비어 있었다. 배는 빵빵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미친만두는,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다음에는 꼭, 미친만두를 음미하면서 먹어보리라 다짐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벽에 붙어있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전국 택배 가능”. 아, 이 맛있는 만두를 혼자만 먹을 수는 없지. 서울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택배로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주 ‘입이 즐거운 그만두’에서의 식사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입과 마음까지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 청주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미친만두에 재도전하리라. 그리고 그 때는, 쫄면과 함께 미친만두를 즐기는 여유를 부려보리라.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비스였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직원분들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외국인이라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바빠서 그랬던 걸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돌아오는 길, 매운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입술을 혀로 축였다. 미친 만두의 여운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하지만 그 매운맛 속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중독성. 이것이 바로 ‘입이 즐거운 그만두’의 매력이 아닐까. 청주에서 맛본 화끈한 만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누가 꼴 보기 싫을 때 미친만두를 권유해봐야겠다. 물론, 나는 매운맛을 즐기니까, 그 전에 내가 먼저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