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눈부시다. 이런 날은 무조건 맛있는 걸 먹어야 해! 고민 끝에, 평소 닭 요리를 즐겨 먹는 내가 최근 눈여겨봐왔던 오산의 한 식당, ‘닭나무집’으로 향했다. 닭을 1917729마리쯤 잡아먹어 본 닭 전문가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차를 몰아 도착한 닭나무집은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블랙톤으로 꾸며진 외관은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찍한 공간이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오픈 키친에서는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첫인상부터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샘솟았다. 깔끔한 한식집 분위기라는 리뷰처럼, 위생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듯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쏙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정말 다양한 닭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튀김, 구이, 전골, 국수 등등… 닭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이렇게나 많다니! 행복한 고민에 빠져 주문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닭불고기는 난생 처음 보는 메뉴라 호기심을 자극했다.
고심 끝에 나의 선택은 ‘닭 더 페퍼’와 ‘불초계국수’ 조합이었다. 매콤한 닭 요리와 시원한 국수의 조화라니,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먼저 닭 더 페퍼를 맛보았다. 닭다리 살을 먹기 좋게 손질하여 특제 소스에 볶아낸 요리라고 한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불향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씹을 필요도 없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닭다리 살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은 그대로 살아있었다. 세상에, 내가 지금껏 먹어본 닭 요리 중 단연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번에는 불초계국수를 맛볼 차례. 붉은 양념이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한 입 크게 들이켜보니,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식감도 훌륭했다. 특히 닭고기 고명은 불초계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초계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유의 시큼한 맛이 내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닭나무집의 불초계국수는 달랐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젓가락이 향했다.
닭 더 페퍼와 불초계국수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매콤함과 시원함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매운맛’을 즐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쉴 새 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음식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메뉴를 কি 할지 고민에 빠졌다.

다른 테이블을 슬쩍 살펴보니, 닭매운탕을 먹고 있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얼큰해 보이는 국물에 미나리와 버섯이 듬뿍 들어간 비주얼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매콤 칼칼한 국물 안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였다. 그래서 닭매운탕도 하나 주문해 보았다.
잠시 후, 큼지막한 냄비에 담긴 닭매운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닭고기, 미나리, 버섯, 감자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특제 육수와 다진 마늘로 잡내를 없앴다는 설명처럼, 닭 특유의 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깊고 풍부한 풍미가 입맛을 자극했다.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와 살이 분리되었다. 닭고기를 건져 국물에 적셔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미나리와 버섯의 향긋함도 닭매운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닭매운탕은 마치 물닭갈비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술안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정신없이 닭매운탕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뜻밖의 서비스를 주셨다. 바로 ‘닭껍질튀김’이었다. 메뉴판에는 없는 메뉴인데,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닭껍질을 바삭하게 튀겨낸 닭껍질튀김은, 맥주 안주로 제격일 듯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자꾸만 손이 가는 매력이 있었다.
닭나무집에서는 닭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도 판매하고 있었다. 닭 요리와 전통주의 조합이라니, 생각만 해도 황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차를 가져온 탓에, 술은 마시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닭 요리와 전통주를 함께 즐겨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어머, 인계동에서 오셨던 분 아니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닭나무집은 예전에 인계동에서 운영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인계동에서 워낙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가게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오산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사장님과의 짧은 대화였지만,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닭나무집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닭 요리, 깔끔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닭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닭나무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오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아서, 오산 시내를 একটু 거닐었다. 오산은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다음에 오산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닭나무집에 꼭 다시 들러야겠다. 그때는 닭모둠구이와 닭해장국에도 도전해봐야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닭나무집에서 먹었던 닭 요리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특히 닭 더 페퍼의 매콤한 불향과 불초계국수의 시원한 국물은 잊을 수가 없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못 먹어본 메뉴들을 섭렵해야겠다. 오산에서 인생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오산 지역명 닭나무집에서 맛본 닭요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