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매콤한 음식이 간절했다. 스트레스가 켜켜이 쌓인 날,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강렬한 맛으로 묵은 감정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의정부에 자리한 ‘착한낙지’ 본점. 체인점이야 워낙 많지만, 왠지 본점에서는 더 특별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애매한 위치. 드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져오는 게 훨씬 편하다. 주말 점심시간에 방문했더니 역시나 북적거린다. 3팀 정도 대기해야 했지만,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5분도 채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식당 내부는 활기가 넘쳤다. 테이블마다 놓인 키오스크가 눈에 띈다.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낙지볶음 3인분’과 ‘돌솥밥’, 그리고 ‘낙지해물파전’을 주문했다. 매운맛을 달래줄 시원한 ‘갈낙탕’도 빼놓을 수 없었다.
주문이 끝나자 로봇이 밑반찬을 가져다준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쟁반 위에는 콩나물, 미역냉국, 연두부 등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특히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콩나물은 매운 낙지볶음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시원한 미역냉국도 잊지 않고 챙겨 마셨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낙지볶음이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통통한 낙지들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며 식욕을 자극했다. 사진 속 붉은 양념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다.
젓가락으로 낙지 한 점을 집어 맛을 봤다. 쫄깃한 식감과 함께 화끈한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신라면보다 훨씬 맵고 불닭볶음면과 견줄만한 정도였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맞는 맵기였지만, 맵찔이들에게는 다소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덜 맵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 매운맛에 약하다면 미리 주문할 때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돌솥밥 위에 낙지볶음을 듬뿍 올려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매운맛이 혀를 강타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지 못했다. 콩나물과 미역냉국을 번갈아 먹으며 매운맛을 달랬다.

낙지해물파전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큼지막한 크기에 각종 해물이 듬뿍 들어간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특히 낙지볶음 양념을 얹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파전의 기름진 맛은 어쩔 수 없었지만, 2만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매운맛에 지친 입안을 달래기 위해 주문한 갈낙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갈비도 넉넉하게 들어 있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 비해 낙지볶음의 양이 줄어든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양이 줄어드니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또한, 파전이 기름에 튀긴 것처럼 너무 기름기가 많다는 점도 아쉬웠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식당 뒤쪽에 카페가 눈에 띄었다. 영수증을 지참하면 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깔끔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매운맛을 진정시켰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맛있게 매운 낙지볶음과 푸짐한 해물파전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은 아쉽지만, 가끔씩 매운 음식이 땡길 때 방문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다. 특히 본점만의 특별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의정부 방문을 강력 추천한다.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도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돌아오는 길, 혀는 얼얼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매운맛 덕분에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해소된 듯했다. 역시 매운 음식은 힐링푸드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