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의 추억을 되살리는 양평 라멘 맛집, 노라멘노라이프에서 만난 뜻밖의 향수

양평으로 향하는 국도변, 드문드문 보이는 풍경들이 왠지 모르게 낯설면서도 정겹다. 예전부터 라멘을 워낙 좋아해서 ‘양평에 라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주말을 틈타 드라이브 겸 맛집 탐방에 나섰다. 노라멘노라이프,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간판을 찾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운전했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예전에 부동산이 있던 자리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라멘집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대략 4개 정도.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일본의 작은 라멘집을 연상시킨다. 테이블이 많지 않아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다행히 여유로운 편이었다. 벽 한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창밖 풍경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어우러진 노라멘노라이프의 내부
창밖 풍경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어우러진 노라멘노라이프의 내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시로라멘, 쿠로라멘, 카라라멘… 다양한 종류의 라멘들이 나를 유혹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이라는 시로라멘과 매콤한 카라라멘,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치킨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셀프바에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단무지, 김치, 그리고 콩나물무침이 준비되어 있었다. 라멘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콩나물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멘이 나왔다. 먼저 시로라멘. 뽀얀 국물 위에 차슈, 파, 김, 그리고 반숙 계란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돼지 등뼈를 우려냈다는 국물은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했다. 일본에서 먹었던 돈코츠 라멘과는 약간 다른,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듯한 맛이었다. 느끼함은 덜하고, 담백함은 더 강조된 느낌이랄까.

정갈하게 차려진 시로라멘과 곁들임 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시로라멘과 곁들임 반찬

면은 얇고 살짝 꼬들꼬들했다. 흔히 하카타 라멘에서 맛볼 수 있는 면 스타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쫄깃한 면을 선호하지만, 이 집 면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국물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듯했다. 차슈는 부드러웠지만, 얇아서 식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은 훌륭했다.

다음은 카라라멘. 붉은 빛깔의 국물이 식욕을 자극했다. 시로라멘과는 달리, 차돌박이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향신료와 재료들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풍미를 자아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매운맛이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매콤한 국물이 매력적인 카라라멘
매콤한 국물이 매력적인 카라라멘

사이드 메뉴로 시킨 치킨 가라아게도 기대 이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느끼함도 잡아주고, 풍미를 더해주는 완벽한 조합이었다.

겉바속촉의 정석, 치킨 가라아게
겉바속촉의 정석, 치킨 가라아게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손님들도 꽤 있었다. 조용히 라멘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혼자 방문해서 맛있는 라멘을 즐기고 계신 손님도 계셨다. 한적한 평일 점심, 창밖을 바라보며 즐기는 라멘 한 그릇은 그야말로 꿀맛일 듯하다.

노라멘노라이프에서는 공기밥이 무료로 제공된다. 라멘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특히 카라라멘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매콤한 맛이 밥알에 스며들어 더욱 맛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라멘과 함께 즐기는 다채로운 곁들임 메뉴
라멘과 함께 즐기는 다채로운 곁들임 메뉴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사장님 부부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셨는지, 쑥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엿보였다. 하지만 친절함은 감출 수 없었다. 맛있는 라멘 덕분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니, 환하게 웃으시며 감사하다고 하셨다.

노라멘노라이프는 일본식 라멘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메뉴는 시로라멘, 쿠로라멘, 카라라멘 등 다양한 라멘과 규동, 그리고 치킨 가라아게, 오징어 가라아게 등의 사이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가격대는 8천원부터 1만원대로, 적당한 수준이다. 특히 4천원에 즐길 수 있는 가라아게는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이블이 많지 않아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더욱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 전에 미리 전화로 확인하거나,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웨이팅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가게 위치가 대로변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맛있는 라멘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할 만하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라멘과 곁들임 메뉴
푸짐한 한 상 차림: 라멘과 곁들임 메뉴

노라멘노라이프는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일본 라멘의 깊은 맛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잘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양평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오코노미야끼도 꼭 먹어봐야겠다. 낮에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니, 저녁에 방문해야겠다.

노라멘노라이프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아름다웠다. 맛있는 라멘 덕분에 더욱 기분 좋은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양평의 작은 라멘집에서 만난 뜻밖의 행복이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야외 테이블에서 라멘을 즐겨봐야겠다.

노라멘노라이프의 시로라멘 클로즈업
노라멘노라이프의 시로라멘 클로즈업
깔끔한 테이블 세팅과 곁들임 반찬
깔끔한 테이블 세팅과 곁들임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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