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을지로의 좁다란 골목길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쌀쌀한 날씨를 녹여줄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이 아닌,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두었던 아늑한 이자카야, ‘초이노미’였다. 간판조차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따스함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다찌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이 나무 테이블을 감싸 안았고, 그 위에는 정갈하게 놓인 식기들이 반짝였다. 마치 일본의 어느 작은 골목에 자리한 이자카야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오히려 다찌 자리는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쌀국수와 볶음밥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쌀국수를 평소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곳 쌀국수는 맛있다는 평이 자자했다. 특히, 해장에 좋다는 얼큰 쌀국수와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는 쌀국수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다른 메뉴에 눈길이 갔다.
고민 끝에 연어 아보카도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평소 연어와 아보카도를 워낙 좋아하는 데다, 이자카야에서 맛보는 스파게티는 어떤 맛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안주가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어 아보카도 스파게티가 눈앞에 놓였다. 커다란 접시 위에 푸짐하게 담긴 스파게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신선한 루꼴라와 토마토가 면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연어와 아보카도가 먹음직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비주얼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자 윤기가 좌르르 흘렀다.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연어의 풍미와 부드러운 아보카도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지금까지 먹어본 스파게티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면과 함께 루꼴라와 토마토를 곁들여 먹으니,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루꼴라의 쌉쌀한 맛은 스파게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연어, 아보카도, 루꼴라, 토마토, 그리고 스파게티 면까지, 모든 재료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스파게티를 먹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있었고,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시끄럽지 않고 오히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좋았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쌀국수를 먹는 손님들이 보였다. 얼큰한 국물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다음에는 꼭 쌀국수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얼큰한 쌀국수 국물을 마시면 온몸이 따뜻해질 것 같았다.

스파게티를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볶음밥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볶음밥 역시 쌀국수 못지않게 맛있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볶음밥을 하나 더 주문했다. 이번에는 새우볶음밥으로 선택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우볶음밥이 나왔다. 볶음밥 위에는 윤기가 흐르는 새우들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볶음밥을 한 입 맛보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볶음밥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듯했다.

볶음밥과 함께 제공된 곁들임 반찬들도 훌륭했다. 특히, 볶음김치는 볶음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볶음김치의 매콤한 맛은 볶음밥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볶음밥 한 입, 볶음김치 한 입, 번갈아 먹으니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새우볶음밥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초이노미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초이노미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쌀쌀한 바람이 불어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따뜻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서는 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초이노미는 앞으로 나의 아지트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초이노미는 을지로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다.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곳 쌀국수는 분명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파게티와 볶음밥 역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을지로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초이노미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