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시끌벅적 떠들던, 마치 비밀 아지트 같았던 공간.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시절 추억을 찾아 충남 보령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하나, 대천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피자파티. 낡은 간판에서 풍겨져 나오는 세월의 흔적은 묘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피자파티’라는 글자가 정겹다. 간판 옆에는 932-7922, 934-7922라는 전화번호가 나란히 적혀 있는데,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흔하지 않던 시절, 누군가의 집 전화번호를 외우듯 이 곳 전화번호도 꽤나 유명했을 것 같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는 ‘피자’, ‘돈까스’, ‘스파게티’ 등 다양한 메뉴가 나열되어 있어, 어린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를 고르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2층에 올라서니 마치 2000년대 초반의 롯데리아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밝은 색상의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벽면에 붙어있는 낙서들은 이곳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번호가 불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왔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온 모습이 눈에 띄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자리가 났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피자돈까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메뉴라는 설명에 어른이 된 나조차도 호기심이 생겼다. 돈까스와 미트볼 스파게티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이 탄산음료를 가져다주셨다. 메뉴 하나당 음료가 한 잔씩 제공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피자돈까스였다. 뜨거운 철판 위에 놓인 돈까스 위에는 토마토소스와 함께 듬뿍 뿌려진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옥수수콘과 잘게 썰린 피망이 알록달록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치즈가 녹아내리면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바삭한 돈까스 위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치즈의 조화가 훌륭했다. 토마토소스는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돈까스의 맛을 돋우어 주었다. 옥수수콘과 피망은 톡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신선함을 더했다.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어른 입맛에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미트볼 스파게티는 어릴 적 먹던 추억의 맛 그대로였다. 면은 살짝 불어 있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정겹게 느껴졌다. 토마토소스는 직접 만드신 듯 시판 소스 맛과는 달랐다. 미트볼은 큼지막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먹으니 짭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일반 돈까스는 전형적인 경양식 돈까스 스타일이었다. 얇게 펴진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돈까스 위에는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샐러드는 양배추와 케첩, 마요네즈를 섞어 만든, 역시나 추억의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맛이 좋았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곳곳에 놓인 낙서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트 모양 안에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 있기도 하고, “다녀감”이라는 짧은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이 공간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맛과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대천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오븐 스파게티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피자파티는 주차장이 따로 없어, 유료 갓길 주차나 공원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즐길 수 있고, 탄산음료도 제공된다는 점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대천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맛본 피자돈까스와 스파게티의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을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피자파티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도 피자돈까스가 맛있었다며,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했다. 세대를 이어 사랑받는 맛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천에 간다면, 잊지 말고 보령시 맛집 피자파티에 방문하여 추억의 맛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