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금산.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도착한 곳은, 평소 어죽 마니아인 내가 손꼽아 기다려온 금산의 숨은 맛집, 선희식당이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지는 풀 내음과 맑은 공기가 마음을 설레게 했다. 도시의 답답한 공기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생각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선희식당은 마치 산장 같은 외관을 자랑했다. 통나무로 지어진 듯한 2층 건물은 주변의 푸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넓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식당 내부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풍겼다. 식당 앞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맑은 공기와 함께 은은한 음식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식당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1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어죽은 당연히 시켜야 하고, 이곳의 명물이라는 도리뱅뱅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인삼어죽 2인분과 도리뱅뱅이, 그리고 민물새우튀김과 빙어튀김을 반반 섞어서 주문했다.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리뱅뱅이가 먼저 나왔다. 둥근 철판 위에 뱅글뱅글 돌려 담긴 도리뱅뱅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도리뱅뱅이 위에는 잘게 썰린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고소한 냄새와 함께 살짝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도리뱅뱅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바삭하게 튀겨진 뱅어의 고소함과 부추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냈다. 마치 담백한 멸치볶음을 먹는 듯한 친숙한 느낌도 들었다. 도리뱅뱅이는 정말 어죽과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도리뱅뱅이를 맛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오늘의 메인 메뉴인 인삼어죽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어죽은 진한 주황색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숟가락으로 어죽을 휘저으니, 쫄깃한 면발과 잘게 썰린 채소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은은하게 풍기는 인삼 향이었다.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깊고 풍부한 맛이 온몸을 감쌌다.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어죽 국물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듯했다.

어죽을 먹는 중간에 민물새우튀김과 빙어튀김이 나왔다. 튀김은 뜨겁고 바삭했으며, 튀김옷은 얇고 속은 촉촉했다. 먼저 민물새우튀김을 맛보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새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빙어튀김은 민물새우튀김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뼈째 튀겨져서 그런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다만, 빙어 특유의 살짝 비린 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린 맛은 오히려 어죽의 깊은 맛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선사했다. 튀김을 어죽 국물에 살짝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풍성한 맛만 남았다.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도리뱅뱅이와 튀김 역시 남김없이 해치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단골들의 평가처럼, 어죽은 변함없이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다음에는 복잡한 시간을 피해 좀 더 여유롭게 방문하여, 식당 앞의 아름다운 산새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는 길에 민물새우튀김을 포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선희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금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선희식당에 들러 어죽과 도리뱅뱅이의 환상적인 조합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