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 가면 솥뚜껑에서 끓고 있던 어죽의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단순히 배고픔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따뜻한 온기와 푸근한 정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마법 같은 향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 맛을 잊고 지냈는데, 문득 어죽이 너무나 간절해졌다.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펼치듯, 잊혀진 기억 속 한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며 나를 금산으로 이끌었다.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적벽강의 풍경을 뒤로하고, 소박한 간판이 정겨운 ‘저곡식당’의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식당 안은 한산했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였다. 창가에는 옹기종기 놓인 항아리들이 햇살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풍경과 묘하게 닮아 있어, 낯선 곳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어죽과 도리뱅뱅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망설일 필요 없이, 어죽과 도리뱅뱅이, 그리고 금산의 명물 인삼튀김까지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던 도리뱅뱅이가 먼저 나왔다. 둥근 철판 위에 뱅글뱅글 돌려 담긴 작은 물고기 튀김 위로, 붉은 양념과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한 마리를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예전에 먹었던 도리뱅뱅이는 조금 딱딱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곳의 도리뱅뱅이는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워 먹기 좋았다.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은, 물고기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주면서 감칠맛을 더했다.

이어서 나온 어죽은, 뜨거운 김을 뿜어내며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붉은 빛깔의 국물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국수와 밥알이 듬뿍 들어 있었다.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어죽 특유의 걸쭉한 국물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째 갈아 넣어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을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어죽에 들어간 쫄깃한 면발이 맛있게 느껴졌다.
어죽에는 인삼도 들어가 있어, 먹는 내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금산은 예로부터 인삼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인삼은 면역력 강화와 피로 해소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뜨끈한 어죽에 인삼까지 더해지니, 마치 보약을 먹는 듯 든든했다. 특히 이곳 어죽은, 맵거나 짜지 않고 진하면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어린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온 인삼튀김은, 갓 튀겨져 나와 따뜻했다. 금빛 튀김옷을 입은 인삼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인삼의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인삼은 부드러워 씹는 맛도 좋았다. 인삼튀김은 꿀에 찍어 먹으니, 쌉쌀한 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인삼 특유의 향이 부담스럽다면, 꿀을 듬뿍 찍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저곡식당은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덕분에, 단골손님도 많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이 사장님께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사장님 내외분은 친절하시고 인심도 좋으셔서,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식당 앞에는 작은 꽃밭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저곡식당은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저곡식당에서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맛보며,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서 느꼈던 따뜻한 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잊고 지냈던 추억을 되살려준 저곡식당에 감사하며, 다음에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금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저곡식당에서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맛보며 향수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금강의 풍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붉게 물든 노을이 강물에 비쳐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금산에서의 하루는,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정으로 가득 찬 특별한 시간이었다.

총평: 저곡식당은 금산의 향토 음식인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이다. 사장님 내외분의 친절한 서비스와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죽은 깊고 진한 맛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도리뱅뱅이는 달콤 매콤한 양념과 바삭한 식감으로 입맛을 돋우어준다. 금산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저곡식당에서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맛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팁:
*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어죽은 맵거나 짜지 않고 진하면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 인삼튀김은 꿀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식당 앞 꽃밭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잊지 말자.
* 주차는 건물 옆에 무료로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