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매콤한 무언가가 강렬하게 당기는 날이었다. 머릿속에 맴도는 건 오직 하나, 쭈꾸미. 며칠 전부터 SNS에서 눈에 띄던 ‘쭈꾸미일당백’ 구월본점이 떠올랐다. 불현듯 매캐한 불향과 화끈한 매운맛이 혀끝을 자극하는 듯했다. 그래, 오늘 저녁은 바로 여기다. 인천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라는데, 과연 어떤 마법 같은 맛이 기다리고 있을까?
발걸음을 재촉하여 도착한 쭈꾸미일당백 구월본점.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북적였다. 투명한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활기찬 분위기가 발길을 더욱 잡아끌었다. 깔끔하고 산뜻한 인테리어는, 쭈꾸미집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 개방형 주방에서는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맛있는 냄새를 끊임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직원분의 밝은 미소와 함께 자리를 안내받았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쭈꾸미 전문점답게 다양한 쭈꾸미 요리가 눈에 띄었다. 기본 쭈꾸미부터 쭈꾸미 삼겹살, 알쌈 쭈꾸미까지…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쭈꾸미를 주문했다. 매운맛을 달래줄 치즈 퐁듀와, 마무리를 장식할 볶음밥도 잊지 않고 추가했다.
주문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쌈무, 깻잎, 콩나물 등 쭈꾸미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녀석들이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몽글몽글한 계란찜이었다.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매운 쭈꾸미를 먹기 전 속을 달래주기에 완벽해 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가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 위로, 신선한 미나리와 양배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마치 화산 폭발 직전의 모습처럼 강렬한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쭈꾸미를 볶아주셨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쭈꾸미와 야채가 익어가는 동안, 매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5분 정도 두었다가 물이 생기면 그때부터 뒤집어주세요.”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쭈꾸미는 점점 더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고, 매운 향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드디어 쭈꾸미를 뒤집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탱글탱글한 쭈꾸미의 자태는, 지금이라도 당장 입 안으로 넣고 싶을 만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잘 익은 쭈꾸미를 깻잎에 싸서 한 입 먹어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매콤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맛있게 매운맛이었다. 쭈꾸미는 쫄깃쫄깃했고, 신선한 야채는 아삭아삭했다. 깻잎의 향긋함은 매운맛을 은은하게 감싸 안아주었다.
매운맛이 올라올 때쯤, 부드러운 계란찜을 한 입 먹으니 매운 기운이 스르륵 녹아내렸다.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식감도 재미를 더했다. 치즈 퐁듀에 쭈꾸미를 듬뿍 찍어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매운맛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어느덧 쭈꾸미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아주니, 환상적인 비주얼의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고소하고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정신없이 볶음밥을 먹고 있자니, 어느새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입 안에는 여전히 매콤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불쾌한 매운맛이 아닌, 기분 좋은 매운맛이었다. 쭈꾸미일당백 구월본점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인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깔끔한 맛,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 또 매콤한 음식이 당기는 날, 쭈꾸미일당백 구월본점을 다시 찾을 것 같다. 그때는 쭈꾸미 삼겹살에 도전해봐야지.
쭈꾸미일당백의 숨겨진 이야기: 쭈꾸미일당백이라는 상호는 전국에 여러 곳이 있지만, 구월본점은 “상호는 따라 할 수 있어도 맛은 따라 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쭈꾸미 프랜차이즈의 원조는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소소한 아쉬움: 주차는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1시간 30분만 지원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식사 후 여유롭게 커피 한잔 즐기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총평: 쭈꾸미일당백 구월본점은 매콤한 쭈꾸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인천 맛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