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나는 나의 애마에 몸을 싣고 낯선 길을 질주하곤 한다. 엔진 소리가 귓가를 때리고,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그 순간의 자유로움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힐링이다. 목적지 없이 달리던 어느 날, 유난히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 쌀국수”. 평소 쌀국수를 즐겨 먹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나는, 용인의 어느 작은 골목길에서 생각지도 못한 미식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묵직한 바이크가 한 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벌써 와 있나 보다.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퍼지는 은은한 향신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마치 내가 정말 베트남의 어느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쌀국수 외에도 다양한 베트남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사장님 추천 메뉴인 냉 쌀국수와 볶음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냉 쌀국수였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 위에 얇게 썰린 양지와 싱싱한 채소들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붉은 고추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이,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맑고 시원한 국물은 더운 날씨에 지친 나의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선사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려 후루룩 입안에 넣으니,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육수는, 단순한 시원함이 아닌,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듯한 깊은 맛이었다. 얇게 썰린 양지는 부드러웠고, 신선한 채소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쌀국수 위에 살짝 올려진 붉은 고추는, 매콤한 맛을 더해 쌀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냉 쌀국수를 몇 입 먹으니, 볶음밥이 나왔다. 볶음밥 위에는 김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옆에는 앙증맞은 닭 날개 튀김이 함께 나왔다. 볶음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고슬고슬한 밥알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볶음밥 위에 뿌려진 김 가루는, 볶음밥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닭 날개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닭 날개에 잘 배어 있어, 볶음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나는 어느새 볶음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솔직히 말하면, 위생 상태가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테이블에 약간의 끈적거림이 남아 있었고, 바닥에도 음료수를 흘린 자국이 보였다. 하지만 맛 하나는 정말 훌륭했다. 마치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듯한Authentic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은 푸근한 인상으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첫인상은 조금 무뚝뚝해 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말 유쾌하고 친절한 분이셨다. 사장님은 나에게 쌀국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시며, 자신이 직접 개발한 특별한 육수 비법을 살짝 귀띔해 주시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사장님이 바이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친근감을 느꼈다. 사장님은 가게를 찾아오는 바이크족들을 위해, 앞으로 가게 앞에 바이크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나는 사장님과 바이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에는 꼭 함께 라이딩을 하기로 약속했다. 가게를 나서며, 나는 이 곳이 단순한 쌀국수 가게가 아닌, 바이크족들의 아지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취미를 공유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용인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작은 쌀국수 가게는, 나에게 단순한 맛집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나의 애마를 타고 이 곳을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손님들은 위생 상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 역시 완벽하게 깨끗한 환경이라고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맛 하나는 정말 훌륭했고, 사장님의 친절함과 푸근함은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만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에는, 히레카츠와 마제소바를 꼭 먹어봐야겠다. 특히 히레카츠는,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마제소바는, 면을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하니,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나는 용인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했다. 만약 당신이 바이크를 좋아하고, 맛있는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면, 이 곳을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당신도 나처럼, 이 곳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