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볕 좋은 날의 여유가 생겼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뒀던 곳, 부산 남구 대연동, 그러니까 부경대 근처의 작은 골목 안에 숨어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온더야드’로 향했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만의 작은 정원에 들어서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친구의 강력 추천도 있었고, 무엇보다 ‘마당’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스함이 나를 이끌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담한 흰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on the yard’라는 간판이 수줍게 걸려 있었고, 주변은 아기자기한 화분과 푸른 식물들로 꾸며져 있었다. 마치 비밀 정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평범한 주택을 개조한 듯한 외관은 편안한 인상을 주었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이런 숨겨진 공간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마당이 펼쳐졌다. 초록색 잔디와 나무들이 어우러져 싱그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식사를 즐겨도 좋을 것 같았다. 마당 한켠에는 벤치가 놓여 있었지만, 약간 손상된 모습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았다.
실내로 들어가니, 빈티지하면서도 아늑한 공간이 나타났다. 벽에는 다양한 그림과 소품들이 걸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흘러나오는 음악은 잔잔한 지브리 OST.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음악만 계속 반복되는 점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파스타와 피자가 주 메뉴였다. 샐러드 종류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파스타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친구가 강력 추천했던 리코타 청포도 샐러드와, 4치즈 바비큐 콤비네이션 피자, 그리고 토마토 미트볼 파스타를 주문했다. 메뉴를 고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직원분이 친절하게 메뉴 추천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피자를 반반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먼저 나온 리코타 청포도 샐러드는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커다란 나무 접시에 신선한 채소와 탐스러운 청포도가 가득 담겨 있었고, 그 옆에는 큼지막한 난이 함께 나왔다. 샐러드 위에는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과하게 달지 않아서 청포도의 상큼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난에 샐러드와 리코타 치즈를 얹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함이 정말 좋았다. 샐러드와 함께 나오는 난은 양이 꽤 많아서, 둘이 먹기에 충분했다.

이어서 나온 4치즈 바비큐 콤비네이션 피자는 화덕에서 구워져 나와 따뜻하고 쫄깃했다. 4가지 치즈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고, 바비큐 토핑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했다. 특히 도우가 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얇고 토마토 베이스의 피자를 선호하지만, ‘온더야드’의 치즈 베이스 피자는 나쁘지 않았다. 다음에는 다른 파스타와 함께 작은 사이즈의 피자를 하나 더 시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반 피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토마토 미트볼 파스타는 살짝 짭짤한 맛이 강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맛있었다. 미트볼은 부드러웠고, 토마토 소스는 깊은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메뉴들에 비해 특별함은 덜했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파스타, 특히 오일 파스타를 먹어봐야겠다. 오일 파스타가 맛있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기분은 좋았다. ‘온더야드’는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정말 좋은 곳이었다.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했고, 아늑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니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특히 마당이 있는 풍경은 도심 속에서 느끼기 힘든 여유를 선사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가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서,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주변에 흰색으로 표시된 곳에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리고 음료 메뉴에 커피가 없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식사 후에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온더야드’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음식 맛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고, 직원분들도 친절했다. 특히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경대 근처에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온더야드’를 추천하고 싶다.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해서, 마당에서 맥주 한 잔을 즐겨보고 싶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마당에 있는 고양이들과 눈이 마주쳤다. 녀석들은 햇볕을 쬐며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이던지,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온더야드’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부산 맛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