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눈부셨다. 이런 날은 무조건 맛있는 걸 먹어야 해! 예전부터 눈여겨봐왔던 앞산의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지오네키친’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출발했는데, 역시나 앞산 카페거리 근처는 주차가 쉽지 않았다. 가게 앞에 겨우 3~4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전부라, 몇 바퀴를 뱅뱅 돌다가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갔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이 정도 불편함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오네키친’ 도착! 외관부터 아늑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조명이 나를 반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도 마음에 쏙 들었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 다양한 이탈리안 메뉴들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을 고민했다.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순간이었지.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2인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샐러드, 파스타, 피자, 그리고 음료까지 알찬 구성이었다.
제일 먼저 식전빵이 나왔다. 따뜻하게 구워진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올리브 오일에 콕 찍어 먹으니 입맛이 확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곧이어 나온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버섯, 토마토, 올리브 등이 어우러져 있었는데, 드레싱도 과하지 않고 딱 좋았다. 특히 샐러드 위에 뿌려진 치즈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더해줘서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 등장! 먼저 파스타는 해산물 알리오올리오를 골랐는데,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면발 위에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큼지막한 새우와 홍합, 조개 등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서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포크로 돌돌 말아 한 입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해산물의 풍미가 정말 최고였다. 특히 면이 너무 푹 익지도, 덜 익지도 않고 딱 알맞게 삶아져서 식감이 정말 좋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마늘향과 살짝 매콤한 페페론치노의 조화도 완벽했다.

다음으로 나온 피자는 프로슈토 루꼴라 피자였다.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 모짜렐라 치즈, 프로슈토, 그리고 싱싱한 루꼴라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조각을 들어 올리니, 루꼴라의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입에 넣으니 짭짤한 프로슈토와 신선한 루꼴라, 그리고 쫄깃한 도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화덕에서 구워져 나온 도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정말 맛있었다.

음식을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참외 샤베트를 가져다주셨다. 뜻밖의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졌다. 샤베트는 시원하고 달콤해서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은 훌륭했지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우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서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는 점이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천장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있었다. 오랜 시간 머물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오네키친’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데이트나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해서 와인과 함께 스테이크를 즐겨보고 싶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문 앞까지 나와 배웅해주셨다. 마지막까지 친절한 모습에 감동받았다.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지오네키친’의 아늑한 분위기 때문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앞산에 숨어있는 작은 보석 같은 곳, ‘지오네키친’. 앞으로 나의 단골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