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일 것이다. 자은도로 향하는 설렘 가득한 발걸음, 1004대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맛집 탐방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푸른 하늘과 쪽빛 지붕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숙자네 식당.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은 이미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나는 숙자네 식당의 대표 메뉴라는 장어탕과 솥밥을 주문했다. 벽 한쪽에 걸린 “밥집은 밥이 맛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그 문구에서 숙자네 식당의 자부심과 진심이 느껴졌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묵은 갓김치, 콤콤한 젓갈 냄새가 코를 찌르는 삭힌 고추. 한 입 베어 무니, 오래전 돌아가신 목포 출신의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시골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반찬들은 하나하나가 예술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장어탕은 진한 색깔만큼이나 깊은 향을 풍겼다.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부드러운 장어 살이 듬뿍 들어 있었다.

첫 숟갈을 입에 넣는 순간, мировая сенсация!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흔히 먹던 장어탕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진한 맛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 푹 고아 낸 사골 국물처럼, 진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후추 대신 칼칼한 고춧가루를 넣어 깔끔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더한 것이 비법인 듯했다. 장어 특유의 흙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깊은 풍미가 입안을 감쌌다.
장어 살은 입에서 살살 녹았다. 푹 고아져 뼈 하나 없이 부드러운 장어는, 마치 고급 스테이크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와,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덴피(들깨피)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미리 말하면 빼준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장어탕과 함께 나온 찰솥밥 또한 일품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알은 입에 넣는 순간, 달콤함과 고소함이 폭발했다. 갓 지은 밥 특유의 향긋한 냄새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솥밥의 매력은 역시 누룽지.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처럼 즐기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묵은 김치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생선구이 모둠을 시켜 먹고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들의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참지 못하고 생선구이(삼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은빛 껍질이 반짝이는 삼치구이가 테이블에 놓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삼치구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숙자네 식당에서는 장어구이도 맛볼 수 있다. 활갯장어를 잡아 꼬릿한 맛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장어탕에 들어가는 장어는 냉장 숙성된 것을 사용한다고 하니, 활어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싱싱한 낙지 연포탕 역시 인기 메뉴라고 한다.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직원들이 친절한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 직원과의 소통이 다소 어려웠다는 후기도 있다. 5명이 함께 방문했을 때, 모듬 생선구이를 시키면 1인분을 추가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아 불편함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실 식사 도중, 옆 테이블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섞어가며 대화하는 손님들 때문에 잠시 불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사장님께서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으셨다.
숙자네 식당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김치찌개 백반이 10,000원, 생선구이 모둠이 60,000원이다. 면 단위 시골 식당 치고는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음식의 맛과 정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숙자네 식당은 아침 9시 넘어 문을 연다. 아침 일찍 방문할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가까워, 숙박객들이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숙자네 식당은 완벽한 식당은 아닐지도 모른다. 서비스 측면에서 아쉬운 점도 있고,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깊은 맛은, 그 모든 단점을 잊게 할 만큼 훌륭했다. 특히 장어탕은, 평소 장어탕을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자은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숙자네 식당에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숙자네 식당에서 맛본 장어탕과 솥밥, 그리고 푸짐한 밑반찬들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자은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떠오를 것이다.
자은도에서 맛본 숙자네 식당의 장어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어린 시절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과 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음에 자은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숙자네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꼭 연포탕과 장어구이도 맛봐야지.

돌아오는 길, 1004대교 위에서 바라본 자은도의 노을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숙자네 식당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자은도 맛집 숙자네 식당, 그곳에서 맛본 어머니의 손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이 목포의 숨은 보석 같은 곳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