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훠궈가 어찌나 간절하던지, 마치 오래된 연인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 같았달까. 드디어 시간을 내어 벼르고 벼르던 부산 서면의 맛집, ‘중경식객’으로 향했다. 촉촉하게 젖어드는 빗줄기가 괜스레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운명처럼, 훠궈를 위한 완벽한 날씨였다.
서면역에서 나와 몇 걸음 걷자, 멀리서부터 한눈에 띄는 큼지막한 간판이 보였다. 붉은 벽돌 위에 묵직하게 새겨진 ‘중경식객’이라는 글자가 왠지 모르게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가게 앞에는 미니 꿔바로우나 생새우 완자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배너가 세워져 있어, 발길을 더욱 재촉하게 만들었다. 무한리필 훠궈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보니, 오늘 제대로 먹어보리라 다짐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조명 아래,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의자들이 인상적이었다. 천장에는 싱그러운 조화 식물들이 늘어져 있었고, 곳곳에 설치된 조명들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작은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랄까.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역시나 훠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훠궈는 홍탕과 백탕, 토마토탕 중에서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홍탕과 토마토탕을 선택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에게 홍탕은 필수였고, 토마토탕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곧이어 육수가 담긴 냄비가 테이블 위 인덕션에 올려졌다.
샐러드바에는 훠궈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가득했다. 신선한 야채 코너에는 배추, 청경채, 숙주, 버섯 등 종류별로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야채들의 신선도가 눈으로도 확연히 느껴질 만큼 훌륭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면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맘껏 골라 먹을 수 있었다.

고기 코너에는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고기의 빛깔이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특히 양고기의 퀄리티가 좋아 보였는데, 훠궈에 넣어 먹으면 어떤 맛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옆쪽에는 해산물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새우, 오징어, 게 등 다양한 해산물들이 신선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소스바에는 다양한 소스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고추기름 등 기본적인 소스들은 물론, 훠궈의 풍미를 더해줄 수 있는 특제 소스들도 눈에 띄었다. 나는 훠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나만의 특제 소스 만들기에 도전했다. 땅콩 소스에 다진 마늘과 고추기름을 넣고, 약간의 참기름과 간장을 더하니,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소스가 완성되었다.

본격적으로 훠궈를 즐기기 위해, 샐러드바에서 가져온 다양한 재료들을 육수에 넣었다. 배추, 청경채, 숙주 등 신선한 야채들을 듬뿍 넣고, 양고기와 소고기도 아낌없이 넣었다. 홍탕에는 쫄깃한 면을 넣고, 토마토탕에는 버섯을 넣어 각 육수의 풍미를 더욱 살렸다. 재료들이 익어가는 동안, 코를 자극하는 매콤한 향과 은은한 토마토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훠궈가 끓기 시작하고, 가장 먼저 홍탕에 담가둔 양고기를 건져 먹어봤다. 입안에 넣는 순간, 매콤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양고기의 퀄리티가 좋아서인지, 잡내 없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나만의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매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토마토탕은 홍탕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은은한 토마토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훠궈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듯했다. 특히 토마토탕에 푹 익은 버섯은,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토마토의 풍미를 가득 담고 있어 정말 맛있었다. 토마토탕은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이나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어린아이가 볶음밥과 함께 토마토탕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중경식객에서는 훠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이드 메뉴들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찹쌀 도넛은 따뜻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는데, 훠궈의 매콤함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볶음밥도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져 나와, 훠궈와 함께 먹으니 정말 든든했다.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도 무료로 제공되어, 입가심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였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시고, 빈 그릇도 빠르게 치워주셨다. 덕분에 불편함 없이, 오롯이 훠궈를 즐기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한 직원은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정리하고 재료를 채워 넣으며, 손님들에게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었고, 몇몇 손님들은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훠궈의 맛과 서비스는 훌륭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훠궈 재료들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경식객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따뜻하고 든든했다. 맛있는 훠궈를 배불리 먹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받으니, 비 오는 날의 우울함은 싹 잊혀졌다. 부산 서면에서 가성비 좋은 훠궈 맛집을 찾는다면, 중경식객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훠궈 국물 덕분인지 몸도 마음도 훈훈해졌다. 다음에 비가 오는 날에는, 망설임 없이 중경식객으로 향할 것 같다. 그곳에서 또 다른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부산 맛집 탐방기를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