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안암, 풋풋한 청춘의 기운이 감도는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거닐며 설렘과 그리움이 뒤섞인 감정에 젖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이 기운을 더욱 북돋아줄 맛집, ‘이공김밥’이다. 정문에서부터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곳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담한 분식집이었다.
가게 앞에는 2023 한국소비자 브랜드 평가에서 우수 브랜드로 선정되었다는 배너가 자랑스럽게 서 있었다.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과, 빼곡하게 들어찬 테이블에서 풍겨져 나오는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서 오세요!” 하는 우렁찬 인사가 귓가를 때렸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좋아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었다.

벽면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빼곡하게 적힌 낙서들과, 유명인들의 사인이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배우 한석규의 사인이 눈에 띄었는데,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혼밥족에게도 부담 없는 공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김밥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참치김밥, 돈까스김밥, 샐러드김밥 등등…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잠시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참치폭탄김밥’과, 매콤한 ‘치즈라볶이’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 위에는 종이가 한 장 놓여 있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이 종이를 들고나가 후불로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벽 한쪽에는 손님들이 선물한 듯한 물건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앙증맞은 피규어부터 시작해서, 손뜨개 인형, 감사 편지까지… 이 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런 소소한 정겨움이 이 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뉴가 나왔다. 참치폭탄김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김밥의 두께가 엄청났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기도 힘들 정도의 묵직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밥 안에는 참치가 정말 ‘폭탄’처럼 가득 들어 있었다.

한 입 크게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참치의 풍미가 황홀했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참치가 밥, 김, 그리고 각종 채소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참치의 양이 워낙 많아서 조금 퍽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함께 제공되는 마요네즈를 살짝 찍어 먹으니 부드러움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참치폭탄김밥의 압도적인 크기에 잠시 잊고 있었던 치즈라볶이도 맛볼 차례였다. 붉은 양념 위로 눈처럼 소복하게 쌓인 치즈가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휘저으니, 쫄깃한 떡과 라면, 어묵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라볶이 한 젓가락을 입에 넣으니,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쫄깃한 떡과 라면의 조화는 언제나 옳다. 특히, 쭉 늘어지는 치즈와 함께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맵찔이인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매콤함이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김밥 한 줄과 라볶이 한 그릇을 다 비우니, 배가 터질 듯이 불렀다. 양이 정말 푸짐해서,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왜 많은지 알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김치볶음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김치볶음밥 역시 이 곳의 인기 메뉴라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하는 따뜻한 인사에, 기분 좋게 “네, 정말 맛있었어요!” 하고 대답했다. 사장님은 끊임없이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이 곳의 인기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이공김밥은 맛, 양,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푸짐한 양과 맛있는 음식은 물론, 정겹고 활기찬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빡빡한 대학가에서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문득, 김밥을 한 입 가득 베어 물었을 때 입 안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식감처럼, 이 곳에서의 경험 또한 내 삶에 풍성한 색깔을 더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까지 훌륭하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학창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친구들과 함께 분식집에 가서 떡볶이를 시켜놓고 수다를 떨던 기억, 시험 기간에 밤새도록 공부하다가 새벽에 몰래 나와 라면을 먹던 기억… 이공김밥은 단순한 분식집이 아니라, 청춘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었다.
안암을 떠나기 전, 이공김밥에 다시 한번 들러 포장 주문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 맛있는 김밥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포장된 김밥을 받아 들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공김밥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푸근함이 계속해서 마음속에 맴돌았다. 다음에 안암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때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지. 특히, 불맛이 난다는 제육덮밥과 샐러드김밥이 궁금하다.

안암 맛집 이공김밥, 그 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함께하는 추억의 공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안암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여 그 따뜻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때는, 못 먹어본 다른 메뉴들도 꼭 맛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