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로 향하는 아침, 짙게 드리운 해무를 뚫고 나아가는 기분은 묘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강화 풍물시장은 활기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발길 닿는 대로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풍물시장 2층 식당가로 향했다. 밴댕이 전문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가운데, 유독 ‘놋그릇집’이라는 상호가 눈에 띄었다. 왠지 모르게 정갈하고 푸짐할 것 같은 느낌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금방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밴댕이회, 밴댕이무침, 밴댕이구이, 게장백반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밴댕이 모둠으로 회와 구이, 무침을 모두 맛볼 수 있다는 말에 2인 모둠 정식과 게장 백반을 하나 주문했다. 잠시 후, 묵직한 놋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음식들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놋그릇의 은은한 광택이 음식의 색감을 더욱 선명하게 살려주는 듯했다. 마치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듯한 정성스러운 상차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밴댕이회였다. 은빛 비늘이 살아있는 밴댕이회는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와 찰진 식감이 일품이었다. 밴댕이 특유의 기름진 감칠맛이 입 안을 행복하게 채웠다.
싱싱한 밴댕이의 자태는 에서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얇게 포를 뜬 밴댕이들이 놋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예술이었다. 마치 섬세한 은공예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밴댕이무침이었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밴댕이와 신선한 채소들이 어우러진 밴댕이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의 식감과 밴댕이의 쫄깃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양념이 과하지 않아 밴댕이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밴댕이무침은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접시 가득 담긴 밴댕이와 채소 위에는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밴댕이와 채소를 골고루 섞은 후, 크게 한 입 먹으니 입 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밴댕이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뼈째 씹어 먹으니 고소한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밴댕이 특유의 기름기가 숯불 향과 어우러져 풍미를 더했다.
게장백반 또한 훌륭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게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김에 싸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을 보면, 게장 외에도 다양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강화 특산물인 순무로 만든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밴댕이 요리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김국 또한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놋그릇 덕분인지, 음식들은 오랫동안 따뜻함을 유지했다.
푸짐한 양 덕분에 밴댕이회와 무침, 구이를 쌈 채소에 싸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쌉싸름한 쌈 채소와 매콤한 고추, 마늘을 곁들여 먹으니 밴댕이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밴댕이회덮밥을 하나 더 주문했다. 밴댕이회덮밥은 신선한 밴댕이회와 채소, 김 가루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밴댕이회의 쫄깃한 식감이 밥알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밴댕이회덮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비로소 만족감이 밀려왔다.
식사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왔다. 5~6팀 정도 대기하는 것은 예사였다. 하지만 테이블 회전율이 빨라 금방 자리가 났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한 켠에 마련된 대기석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식당 벽면에는 밴댕이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밴댕이는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혈액 순환을 돕고,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칼슘과 인이 풍부하여 뼈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친절한 서비스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주차는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식사 후 주차권을 받으면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강화도에 방문한다면, 강화 풍물시장에서 밴댕이 요리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놋그릇집은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인심, 정갈한 상차림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식사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놋그릇에 담긴 맛있는 밴댕이 요리는 분명 당신의 강화도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다음 강화도 방문 때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올 것을 다짐하며, 풍물시장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강화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밴댕이의 여운을 만끽했다.
강화도에서 맛본 밴댕이의 향긋함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