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마지기 들렀다 만난 깔끔한 평창 콩요리 맛집, 두근두근콩콩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육백마지기의 은하수를 가슴에 담고 내려오는 길,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저녁 식사를 할 곳을 찾아 나섰다. 스마트폰 지도를 켜 카카오맵 평점을 꼼꼼히 살피니,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평이 좋은 콩요리 전문점이 눈에 띄었다. 이름마저 정겨운 “두근두근콩콩”. 왠지 모르게 설레는 이름에 이끌려 차를 돌렸다.

어둑한 저녁, 식당 앞에 도착하니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 너머로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간판에는 “국산 콩 100% 모두부 & 콩요리 전문점”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간판에 쓰인 전화번호가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오래된 구옥을 개조한 듯한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늦은 시간이라 혹시 문을 닫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환하게 켜진 간판이 나를 반겨주는 듯했다.

어둑한 저녁,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두근두근콩콩의 외관
어둑한 저녁,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두근두근콩콩의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무 내음이 은은하게 풍기는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로 마감된 벽면과 천장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한쪽 벽면에는 메뉴판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는데, 순두부찌개, 두부 돈가스, 두부 제육덮밥 등 다양한 콩요리가 가득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젊은 사장님이 카페도 겸하여 운영하는지, 한켠에는 커피 머신과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2인 이상 주문 가능한 순두부+제육 세트메뉴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어른 세 명이 왔다면 두부 돈가스를 주문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꼭 여럿이 함께 와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메뉴판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샐러드도 신선해 보였고, 정갈하고 깔끔하게 음식이 나오는 듯했다.

두근두근콩콩의 메뉴판
두근두근콩콩의 메뉴판

고민 끝에 순두부찌개와 두부 돈가스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참나물 무침과 머위 줄기 조림은 다른 식당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반찬이라 더욱 반가웠다. 간이 세지 않아 좋았고,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나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밑반찬들이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두부찌개가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채로 등장했다. 뽀얀 순두부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사진으로 다시 보니, 뚝배기 안에서 순두부가 춤을 추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넣어 순두부를 한 입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에 감탄했다. 텁텁하거나 쓴맛없이 깔끔하게 얼큰한 국물은, 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은 듯 맑고 시원했다. 뜨거운 기운에 입천장을 살짝 데었지만, 그 뜨거움마저 맛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간은 살짝 싱거운 듯했지만, 오히려 순두부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어서 나온 두부 돈가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일반적인 돈가스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튀김옷 안에 숨어있는 두부 덕분에 더욱 건강하고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돈가스 소스에 콕 찍어 한 입 베어 무니, 고소한 두부와 바삭한 튀김옷,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함께 나온 보라색 양배추 샐러드는 돈가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겉바속촉 두부 돈가스
겉바속촉 두부 돈가스

순두부찌개 한 입, 두부 돈가스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깔끔한 밑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식사 도중 파리가 머리 위를 윙윙거리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정갈한 밑반찬
정갈한 밑반찬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옆에 놓인 커피 머신이 눈에 들어왔다. 커피 가격이 2,000원으로 저렴해서,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피 맛은 훌륭했다.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인지 아드님인지 모를 분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국자를 건네주셨던 손님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다행히 그런 경험은 하지 못했지만,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쓰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 안에는 아기들을 위한 놀잇감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오는 손님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두근두근콩콩의 아늑한 내부
두근두근콩콩의 아늑한 내부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식당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이 눈에 띄었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다가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고양이들과 잠시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맛과 푸근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평창 육백마지기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맛집이라고 감히 칭할 수 있을 만큼, 평창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콩요리를 좋아한다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여러 명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그때는 베이컨 두부 쌈 파절이와 튀김 두부 샐러드도 꼭 시켜봐야지.

몽글몽글 순두부찌개
몽글몽글 순두부찌개
매콤달콤 제육볶음
매콤달콤 제육볶음
두부 제육 덮밥
두부 제육 덮밥
다채로운 밑반찬과 두부 제육 덮밥
다채로운 밑반찬과 두부 제육 덮밥
깔끔한 테이블 세팅
깔끔한 테이블 세팅
두근두근콩콩에서 맛있는 식사를
두근두근콩콩에서 맛있는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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