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쓰고, 늦잠까지 푹 자고 나니 왠지 모르게 평소에는 잘 가지 않던 골목길을 탐험하고 싶어졌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발길이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어느새 영통의 한적한 주택가에 들어서 있었다. 붉은색 포인트 컬러가 인상적인 작은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청화원”이라는 간판과 함께, 붓글씨로 적힌 듯한 정갈한 한자 상호명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왠지 모르게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찬찬히 살펴보니, 흔한 짜장면이나 짬뽕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우육탕면을 메인으로, 사천식 요리와 특색 있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오늘은 제대로 된 중국요리를 맛보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사천식 딴딴면과 사천식 꿔바로우, 그리고 라오깐마 볶음밥을 주문했다. 메뉴를 고르면서도 어떤 맛일지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사천식 딴딴면이었다. 붉은 고추기름이 눈에 띄는 비주얼부터가 강렬했다. 마라향이 코를 찌르는 듯했지만, 과하게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면을 한 입 맛보니, 탱글탱글한 면발과 함께 땅콩의 고소함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매콤함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땅콩의 고소함이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듯했다. 국물이 살짝 걸쭉해서 면에 잘 배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맛본 라오깐마 볶음밥은 딴딴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늘쫑과 고기 다짐육이 매콤하게 볶아져 밥과 함께 먹으니, 마치 태국 음식점에서 맛보는 볶음밥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기름이 코팅된 듯했지만, 과하게 느끼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밥알이 따로 노는 듯한 식감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사천식 꿔바로우가 나왔다. 꿔바로우 위에 뿌려진 고추기름이 식욕을 자극했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속은 촉촉했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고추기름이 조금 과하게 들어간 탓인지 살짝 느끼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맛은 훌륭했다.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식감도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멘보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멘보샤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2조각만 추가로 주문해 맛보기로 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멘보샤는, 빵이 느끼하지 않게 잘 튀겨져서 좋았다.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도 살아있었다. 하지만 멘보샤 특유의 향이 내 입맛에는 살짝 맞지 않았다.
청화원에서는 고수와 청양고추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느끼할 수 있는 음식에 고수나 청양고추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우육탕면에 청양고추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청화원의 음식들은 만족스러웠다. 가격대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평범한 중국집과는 다른 특별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청화원은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매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밥을 즐기기에도,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친구들과 모임을 갖기에도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택단지에 위치한 탓에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차를 가지고 방문하는 경우에는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며칠 후, 나는 다시 청화원을 찾았다. 이번에는 우육탕면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뽀얀 국물에 두툼한 고기가 듬뿍 들어간 우육탕면의 비주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고기는 정말 부드러웠다. 마치 입안에서 녹는 듯한 느낌이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청화원의 우육탕면은, 내가 먹어본 우육탕면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국물도 진하고, 고기도 부드럽고, 면발도 쫄깃하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고기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곳에서는 고기 추가를 해야 겨우 만족할 만한 양을 먹을 수 있는데, 청화원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고기 양도 충분했다.
청화원은 마치 영통 골목길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다. 평범한 맛집과는 다른 특별한 메뉴와 맛, 그리고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종종 청화원을 찾아,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마파두부밥과 크림새우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용기가 나지 않아 시도해보지 못했던 마라 우육탕면에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물론, 아주 순한 맛으로 말이다.

청화원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나는 영통에서 잊을 수 없는 맛있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청화원은 나의 소중한 단골집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