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작전동에서 맛보는 계절의 향기: 메밀소바와 돈까스의 황홀한 만남

오래된 친구에게서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맛집 정보가 불쑥 찾아왔다.
“계양구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 있어. 웨이팅은 기본이지만, 기다림 끝에 맛보는 즐거움이 상상 이상일 거야.” 친구의 흥분된 목소리는 그곳이 평범한 식당은 아닐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망설임 없이 목적지를 설정하고 차에 몸을 실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밤에는 화려한 유흥가로 변신할 것 같은 건물 2층에 ‘계절향기 메밀소바’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였다. 테이블은 열 개 남짓, 마치 오래된 호프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나무로 마감된 벽과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기운을 더했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계절향기’라는 이름처럼, 소박하지만 정갈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계절향기 메밀소바 간판
소박하지만 정감 있는 ‘계절향기 메밀소바’의 입구. 나무 간판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기대감을 높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돈까스, 메밀소바, 연어덮밥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특히, 큼지막한 글씨로 적힌 ‘연어덮밥’과 ‘메밀소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친구의 강력 추천 메뉴인 돈까스와 함께, 시원한 메밀소바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주문 후,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옆 테이블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혼자 온 손님, 연인,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느껴졌다.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위에 놓인 물통이 눈에 들어왔다. 투명한 플라스틱 물통에는 눈금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맑은 물을 한 잔 들이켜니, 기다림에 지친 마음이 조금이나마 달래지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밀소바가 나왔다. 검은색 그릇에 담겨 나온 메밀소바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김가루와 새싹채소가 소복하게 올려져 있었고,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쯔유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계절향기 메밀소바
김가루와 새싹채소가 듬뿍 올려진 메밀소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쯔유에 적셔 한 입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시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쯔유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메밀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특히, 김가루와 새싹채소의 향긋함이 메밀소바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메밀소바와 함께 주문한 돈까스도 곧이어 나왔다.
큼지막한 돈까스 두 덩이와 함께 샐러드, 밥, 감자튀김, 새우튀김이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돈까스 위에는 후리카케가 뿌려진 밥이 올려져 있었고, 샐러드에는 드레싱이 듬뿍 뿌려져 있었다.

갓 튀겨져 나온 돈까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돼지등심을 사용했다는 돈까스는 고기 두께도 두툼하고 육즙도 풍부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해서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계절향기 돈까스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돈까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

돈까스 소스는 시판용 소스인 듯했지만, 돈까스 자체의 맛이 워낙 훌륭해서 소스의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돈까스, 밥, 샐러드를 함께 먹으니, 든든함이 밀려왔다. 특히, 샐러드의 신선함과 드레싱의 조화가 훌륭했다.

돈까스와 함께 제공된 감자튀김과 새우튀김도 놓칠 수 없는 메뉴였다.
바삭하게 튀겨진 감자튀김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새우튀김은 톡톡 터지는 새우살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메밀소바와 돈까스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질리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시원한 메밀소바는 돈까스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테이블에서도 메밀소바와 돈까스를 함께 주문한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메밀소바와 돈까스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칠판에 분필로 삐뚤빼뚤하게 쓰여진 메뉴판은 정겨운 느낌을 더했다. 메뉴판에는 메밀소바, 비빔소바, 알탕, 연어덮밥 등 다양한 메뉴가 적혀 있었다.

계절향기 메뉴판
정겨운 느낌을 더하는 칠판 메뉴판. 손글씨로 쓰여진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면서, 왜 이곳이 인천 작전동의 숨은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훌륭한 맛은 물론,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비록 웨이팅이 길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방문한 이후로 안타깝게도 폐업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이 맛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는 최고의 맛집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계절향기 메밀소바’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다음에 또 이런 숨겨진 맛집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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