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덕유산의 웅장한 기운과 맑은 공기가 깃든 그곳으로, 나는 미식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단 하나, 무주 구천동에 자리 잡은 한 음식점이었다. 평소 버섯 요리를 즐기는 나에게 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곳이 바로 이 곳이었다.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기대감을 가득 안고 드디어 그 식당 앞에 도착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낡은 듯하면서도 정감 있는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나무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무주뚝배기’라는 상호가 적혀 있었다. 간판 옆으로는 각종 방송 출연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어,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무주 맛집인지 짐작하게 했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실내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 푸근한 느낌을 주었다.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사장님이 직접 채취하신다는 각종 버섯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능이버섯, 표고버섯, 팽이버섯…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듯한 버섯들의 향연에, 나는 더욱 기대감에 부풀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능이버섯전골을 비롯해 설렁탕, 해장국, 곰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능이버섯의 깊은 풍미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에, 능이버섯전골 중(中)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차려졌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 콩나물무침, 깻잎장아찌 등 총 8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집에서 직접 만든 듯 정갈하고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깻잎장아찌는 짜지 않고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 자꾸만 손이 가는 마성의 맛이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능이버섯전골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냄비 안에는, 능이버섯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버섯과 신선한 채소, 그리고 얇게 썰린 소고기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뽀얀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능이버섯 특유의 깊고 향긋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마치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솟아오르는 듯한 청량한 향이었다.

전골이 끓기 시작하자, 사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셨다. 버섯과 소고기가 익으면, 함께 제공되는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말씀대로, 잘 익은 능이버섯과 소고기를 소스에 찍어 입안에 넣으니,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능이버섯의 쫄깃한 식감과 소고기의 부드러운 조화는, 입안에서 하나의 아름다운 교향곡을 연주하는 듯했다. 특제 소스는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돌아, 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국물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맑고 깊은 국물은,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함과 함께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자랑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는 듯했다. 마치 보약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랄까. 나는 연신 “크~” 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국물을 들이켰다.
능이버섯전골을 먹는 동안, 나는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싱그러운 버섯 향과 맑은 국물은, 도시 생활에 지친 나의 심신을 위로해주는 듯했다. 문득, 사장님이 직접 산에서 채취하신다는 버섯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성껏 키운 재료로 만든 음식은, 그 맛과 향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숭늉이 제공되었다. 뜨끈한 숭늉을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사장님의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몸보신 제대로 했습니다.” 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 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무주 구천동 지역에서 만난 최고의 맛집, ‘무주뚝배기’.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무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능이버섯백숙과 곰탕도 맛봐야겠다. 무주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품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의 입가에는, 아직도 능이버섯의 향긋함이 맴돌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