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그동안 미뤄왔던 쇼핑을 하기 위해 고양 스타필드로 향했다. 드넓은 공간에 빼곡히 들어선 상점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쇼핑만큼이나 나를 설레게 했던 건 바로 점심 식사였다. 오늘은 과연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을까? 스타필드를 몇 바퀴나 돌며 고민한 끝에,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바비레드’였다. 이름부터 강렬한 붉은색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평소 내가 즐겨 먹던 이탈리안 음식에 매콤한 한식의 터치를 더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웠다.
스타필드 1층, 이마트24 편의점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바비레드는 탁 트인 오픈형 구조로 되어 있어 쉽게 눈에 띄었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시선을 사로잡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완전히 개방된 공간 탓에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는 어색함은 감수해야 할 듯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그 정도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태블릿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했는데,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레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콤한 맛을 강조한 파스타와 덮밥 메뉴들이었다. 로제 파스타 종류가 특히 많았고, 매운맛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맵찔이인 나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직원분께서 첫 방문이라 그런지 친절하게 메뉴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덕분에 메뉴 선택에 한결 수월했다.
고심 끝에 나는 2인 세트 메뉴와 아이들을 위한 키즈 메뉴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김과 빨간 밥이 놓였다. 밥이 빨간색인 이유는 아마도 ‘바비레드’라는 이름 때문이겠지? 왠지 모르게 식욕을 자극하는 색깔이었다. 밥과 김은 무한리필이라니, 넉넉한 인심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가장 먼저 닭가슴살 샐러드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가슴살이 신선한 야채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닭가슴살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퍽퍽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샐러드 소스도 과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바비스테이크. 뜨거운 철판 위에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와 채소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게 했다. 스테이크는 적당한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했고, 함께 구워진 양파,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의 채소들도 스테이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곁들여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기대했던 레드크림파스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색 소스가 면발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무척 매혹적이었다. 나는 맵찔이답게 가장 순한맛인 1단계를 선택했는데,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했다. 과연 어떤 맛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파스타를 한 입 맛보았다.

첫 맛은 부드러운 크림 파스타의 풍미가 느껴졌지만, 곧이어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기분 좋게 매콤한 맛이었다. 맵찔이인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매운맛이라, 계속해서 포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파스타에 들어간 갈빗살은 조금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비레드에서는 파스타 소스에 밥과 김을 비벼 먹는 독특한 조합을 추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선 조합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밥과 김을 넣어 비벼 먹으니,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이 느껴졌다. 마치 로제 떡볶이를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후식으로는 망고 에이드와 복숭아 에이드를 주문했는데, 둘 다 달콤하고 상큼해서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탄산음료는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 또한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밥과 김을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덕분에, 양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는데, 오픈 기념으로 스트룹와플 한 박스를 선물로 주셨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오픈된 공간 탓에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테이블에 냅킨이 비치되어 있지 않아 불편했다. 또한, 내가 방문했던 날에는 의자 등받이가 부서진 곳이 많아 앉을 때 조심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비레드는 고양 스타필드에서 가족, 친구, 연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매콤한 한식과 고소한 이탈리안 음식의 조화는 분명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밥과 김을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넉넉한 인심도 매력적이다. 다음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식사를 즐기고 싶다. 그때는 꼭 맵기 조절에 신경 써서,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쇼핑과 맛있는 식사까지, 완벽한 하루였다. 고양 스타필드 맛집 바비레드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매콤한 맛이 선사하는 짜릿한 쾌감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