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미뤄뒀던 영화를 한 편 보기 위해 충무로에 나섰다. 영화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충무로역 주변은 워낙 맛집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왠지 오늘은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발견하고 싶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아담한 일식 돈까스집, “희희카츠”를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느낌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따뜻한 나무색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니, 돈까스 종류도 다양하고, 나베나 소바 같은 메뉴도 눈에 띄었다. 168시간 숙성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심카츠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왠지 이 집의 대표 메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안심카츠와 겨울 신메뉴라는 스키야키 나베를 함께 주문했다. 치팅데이를 핑계로 미니카레와 기린 맥주도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매장 안을 둘러봤다. 테이블 위에는 핑크 솔트와 트러플 오일이 놓여 있었다. 돈까스와 트러플 오일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벽에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적혀 있었는데, 히말라야 소금에 찍어 먹거나, 트러플 오일을 살짝 뿌려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스키야키 나베가 먼저 나왔다. 붉은 빛깔의 국물이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얇게 썬 고기와 우동 면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고, 쑥갓이 듬뿍 올려져 있어 향긋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매콤한 스키야키는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곧이어 안심카츠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비주얼이었다. 튀김옷이 어찌나 얇은지, 마치 솜사탕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돈까스 소스 외에 오징어 젓갈과 유자 단무지가 함께 나오는 것도 특이했다. 젓가락으로 안심카츠 한 조각을 집어 들어,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살짝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입에 넣는 순간, 정말 거짓말처럼 사르르 녹아내렸다. 168시간 웻에이징으로 숙성했다는 고기는, 마치 마시멜로우처럼 부드러웠다. 얇은 튀김옷은 바삭했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육즙은 또 얼마나 풍부한지, 씹을 때마다 촉촉함이 느껴졌다. 돈까스 소스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금만 살짝 찍어 먹는 게 고기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핑크 소금의 짭짤함이 안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트러플 오일을 살짝 뿌려 먹어봤다. 트러플 특유의 고급스러운 향이 돈까스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흔히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다. 느끼할 틈도 없이, 돈까스 한 조각, 밥 한 숟가락을 번갈아 먹으니,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워냈다. 같이 나온 오징어 젓갈은 또 얼마나 훌륭한 조합인지!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오징어 젓갈이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자 단무지 역시 상큼한 맛이 일품이었다.
스키야키 나베도 잊지 않고 계속 먹었다. 고기와 야채를 함께 집어, 수제 타레 소스에 푹 적셔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우동 면은 쫄깃쫄깃했고, 국물 맛이 잘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미니 카레에 돈까스를 콕 찍어 먹어봤다. 깊고 진한 카레의 풍미가 돈까스와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계란 스크럼블과 소시지, 치킨 가라아게까지 곁들여 나오니, 3천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기린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나의 식사. 정말이지, 단 하나의 음식도 남길 수 없었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왜 이 집이 충무로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는지 알 수 있었다. 맛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충무로에는 일식 돈까스 집이 많지만, 희희카츠는 단연 넘버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특히 안심카츠는 꼭 먹어봐야 한다.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다. 다음에는 특등심카츠와 김치 카츠나베를 먹어봐야겠다. 아, 냉모밀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여름에 다시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직원분들의 친절한 미소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충무로에서 이렇게 훌륭한 돈까스 맛집을 발견하게 되다니, 정말 행운이다. 마치 숨겨진 보석을 찾은 듯한 기분이었다. 앞으로 충무로에 올 때마다, 희희카츠는 나의 단골 맛집이 될 것 같다.

혼밥하기에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충무로역에서 접근성도 아주 좋으니, 남산이나 명동에 놀러 왔다가 방문하기에도 딱 좋다. 다만, 주말이나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강남이나 종로가 아닌, 충무로 골목길에서 인생 돈까스집을 발견하다니. 희희카츠는 나에게 잊지 못할 맛과 행복을 선사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희희카츠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당신도 희희카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