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부산대학교 앞을 굳건히 지켜온 라멘집, 코하루.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붉은 벽돌과 회색빛 외벽이 어우러진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こはる” 라는 일본어 간판은 마치 일본의 작은 라멘집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이미 여러 팀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역시, 맛있는 곳은 어떻게든 사람들이 알아본다니까.
기다리는 동안, 가게 외관을 찬찬히 둘러봤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작은 창문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좁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진한 돈코츠 육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내부는 생각보다 더 아담했다. 다찌 테이블을 중심으로, 2인용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는 정도였다. 혼자 온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다찌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나 역시, 주방이 훤히 보이는 다찌 테이블 한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종류의 라멘과 사이드 메뉴가 있었다. 가장 기본인 하카타 돈코츠 라멘부터, 매운 돈코츠 라멘, 마제소바까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하카타 돈코츠 라멘을 주문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는, 0.5단계로 맵기를 조절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새우 완자 슈마이도 하나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이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을 가져다주셨다. 얇게 슬라이스된 단무지와 생강 초절임이 깔끔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커다란 나무통에 담긴 생마늘이었다. 코하루에서는 손님이 직접 마늘을 빻아서 라멘에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다. 이런 작은 배려가,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카타 돈코츠 라멘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먹음직스러운 차슈와 아삭한 숙주, 송송 썰린 파, 그리고 반숙 계란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라멘 그릇을 가득 채운 푸짐한 양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한 모금 맛봤다. 진하고 깊은 사골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0.5단계의 매운맛은,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했는데, 맵찔이인 나에게는 딱 적당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매콤함이, 돈코츠 육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릴 때마다, 뽀얀 국물이 함께 딸려 올라왔다. 면발 사이사이로 스며든 육수의 풍미가, 면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줬다.

차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불향이 입맛을 돋우었다. 차슈 한 점을 면과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삭한 숙주는 라멘의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숙주 특유의 신선함이, 라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도 했다. 송송 썰린 파는, 라멘에 향긋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반숙 계란은, 노른자가 흘러내릴 듯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짝 찔러, 노른자를 국물에 풀어 먹으니, 더욱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라멘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아까 준비해둔 생마늘을 빻아서 넣어봤다. 빻은 마늘을 라멘에 넣으니, 알싸한 마늘 향이 코를 찔렀다.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졌다. 마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넣어 먹어보길 추천한다.
라멘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사이드 메뉴인 새우 완자 슈마이가 나왔다. 나무찜기에 담겨 나온 슈마이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큼지막한 슈마이 두 개와 간장 소스가 함께 나왔다.
슈마이 한 개를 집어,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어봤다. 얇은 피 안에, 탱글탱글한 새우 완자가 가득 들어 있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새우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새우 특유의 달콤한 맛과 향긋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슈마이를 먹으니, 하이볼이 절로 생각났다. 라멘과 함께 하이볼 한 잔을 마시면, 정말 환상적인 조합일 것 같았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슈마이를 깨끗하게 비웠다.
어느새 라멘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뽀얀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셔버렸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먹을 수 있다면, 밥 한 공기를 추가해서 국물에 말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섰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직원분의 밝은 미소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가게를 나서면서, 코하루의 라멘 맛에 대한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진한 돈코츠 육수와 탱글탱글한 면발, 그리고 푸짐한 토핑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라멘이었다. 특히, 손님이 직접 마늘을 빻아서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는, 코하루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코하루는 부산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곳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좋으니,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하이볼과 함께 라멘을 즐겨봐야겠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게 내부가 좁아서,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는 점이다.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식사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테이블과 의자가 깨끗하게 관리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테이블에 라면 국물이 튀어 있거나, 의자에 얼룩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코하루의 라멘 맛은 충분히 훌륭했다. 부산대학교 근처에서 맛있는 라멘을 먹고 싶다면, 코하루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진한 돈코츠 육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코하루에서 맛있는 라멘을 먹고, 부산대학교 캠퍼스를 거닐었다.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캠퍼스의 분위기가, 나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줬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그리고 활기찬 캠퍼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다.

다음에는 코하루에서 매운 돈코츠 라멘에 도전해봐야겠다. 1단계부터 시작해서, 점점 맵기를 올려가면서 먹어봐야지. 그리고, 가라아게와 맥주도 함께 주문해서,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코하루, 다음 방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코하루에서 잊지 못할 라멘 한 그릇을 맛보고, 캠퍼스의 활기를 느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