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가옥에서 맛보는 무안 낙지거리 숨은 보석, 내고향뻘낙지 맛집 기행

무안으로 향하는 길, 갯벌의 향기가 실려오는 듯했다. 목적지는 무안 낙지골목, 그 중에서도 2대째 뻘낙지만을 고집한다는 ‘내고향뻘낙지’였다.

골목 어귀에 들어서니, 평일인데도 식당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낡은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했지만, 묘하게 풍기는 내공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주차는 식당 바로 앞은 아니었지만, 30초 거리에 마련된 주차장이 있어 불편함은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외갓집에 온 듯 푸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80년대 가옥을 개조했다는 공간은 정겨운 나무색으로 가득했고, 군데군데 놓인 앤티크 가구들이 고즈넉함을 더했다. 메뉴판은 정겨운 글씨체로 나무 벽에 붙어 있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다양한 낙지 요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싱싱한 낙지 사진이 담긴 메뉴판을 보니,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메뉴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메뉴판

자리를 잡고 앉자, 푸짐한 밑반찬들이 순식간에 차려졌다. 전라도 특유의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갓김치는 적당히 익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고, 톳나물 무침은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겼다.

메인 메뉴를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낙지초무침과 연포탕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붉은 양념이 매혹적인 낙지초무침이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낙지와 아삭한 채소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낙지초무침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낙지초무침의 향연

젓가락으로 낙지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탱글탱글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낙지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져 더욱 맛있었다. 미나리의 향긋함과 양파의 아삭함이 더해져, 먹는 내내 입안이 즐거웠다.

곧이어 뽀얀 국물의 연포탕이 나왔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싱싱한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고, 무와 파, 청양고추 등이 시원한 국물 맛을 예감하게 했다. 직원분이 직접 낙지를 손질해주셨는데, 꿈틀거리는 낙지의 모습에 신선함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연포탕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연포탕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시원하고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국물 한 모금을 맛보니,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낙지의 시원한 맛과 채소의 달큰함이 어우러져, 속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잘 익은 낙지를 건져 먹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특히 머리 부분은 먹물이 톡 터지면서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연포탕 국물에 살짝 데친 미나리를 곁들여 먹으니,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쭈꾸미 초무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직접 만든 초장의 깊은 맛과 쭈꾸미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메뉴 가격
다양한 낙지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낙지 가격이 시가로 변동되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산낙지를 구하기 어려워 냉동 낙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신선한 뻘낙지만을 고집하는 사장님의 고집과 친절한 서비스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하기 전, 계산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끔 외지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전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함께 맛있는 낙지 요리를 즐겼던 시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무안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무안 맛집이다. 다음에는 탕탕이와 호롱구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최근 문어 가격이 상승하면서 낙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어민들과 지역 사회가 힘을 합쳐 낙지 자원 보호에 힘쓰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맛있는 낙지 요리를 오랫동안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상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돌아오는 길, 목포 케이블카와 송도 어판장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렸다. 다음에는 무안뿐만 아니라 목포 여행도 함께 계획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
다양한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메뉴 사진
메뉴 사진을 보며 고르는 재미가 있다.
반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
낙지초무침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낙지초무침
낙지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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