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방산 기슭, 정갈한 고성 한정식 맛집 ‘수정’에서 만끽하는 풍요로운 식도락 여행

벽방산의 푸른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는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있었다. 통영의 바다 내음도 좋지만, 오늘은 고즈넉한 고성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고성 맛집’을 검색하니, 한정식 전문점 ‘수정’이 눈에 띄었다. 깔끔한 상차림과 정갈한 음식 맛에 대한 칭찬 일색인 후기들을 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차를 몰아 ‘수정’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 다다르니, 넓은 주차장이 눈에 띄었다. 등산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온 터라, 주차 공간이 넉넉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식당 건물은 푸른색 창문이 인상적인 2층 건물이었고, ‘수정한정식’이라는 간판이 정갈하게 걸려 있었다.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깔끔함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갔다.

수정한정식 식당 외관
푸른 하늘 아래,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는 ‘수정한정식’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이 테이블을 비추고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이었던 공간이 모두 입식으로 바뀌었다고 하니, 무릎이 불편한 나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벽에는 붉은 꽃 그림이 그려진 벽지가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단일 메뉴인 듯했고, 가격은 1인당 13,000원에서 18,000원 사이였던 것 같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바로 인원수대로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한정식 상차림이 눈앞에 펼쳐졌다.

푸짐한 한정식 상차림
정갈하고 푸짐한 한정식 한 상

다채로운 색감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탕수육, 칠리새우, 생선구이, 잡채, 각종 나물 등 없는 게 없었다.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은 마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사진 찍는 것을 잊을 뻔했지만,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서둘러 카메라를 들었다.

가장 먼저 젓가락이 향한 곳은 단연 생선구이였다. 겉은 노릇노릇,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생선은 비린 맛 하나 없이 고소한 풍미를 자랑했다. 어떻게 구우셨는지, 정말 솜씨가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갓 구워져 나온 따뜻한 생선 한 점을 입에 넣으니, 등산으로 지쳤던 몸과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듯했다.

다채로운 반찬들
눈으로도 즐거운, 다채로운 색감의 반찬들

생선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얇게 부쳐진 생선전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 부드러웠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서,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냈다. 잡채 또한 인상적이었다. 탱글탱글한 면발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훌륭했고, 특히 면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는 순간 행복감이 밀려왔다.

다른 반찬들도 하나하나 맛보았다. 탕수육은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한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칠리새우는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나물들은 신선하고 향긋했으며, 간도 적절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모든 반찬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을 냈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단맛이나 짠맛이 강한 음식은 금방 질리기 마련인데, ‘수정’의 음식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반찬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맛, 젓가락을 바쁘게 움직이게 만드는 반찬들

물론, 아쉬운 점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몇몇 후기에서 언급되었듯이, 일부 반찬은 약간 짠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한,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을 데워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은 반찬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훌륭했고,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이러한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다.

사장님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셨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시고, 따뜻한 미소로 응대해주셨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친근함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기의자는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지만,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해 최대한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따뜻한 숭늉이 나왔다.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보통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면 탄산음료나 커피를 찾게 되는데, 이날은 숭늉 덕분인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정말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정갈한 한 상 차림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음식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하고 갑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수정’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경험이었다. 정갈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고성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수정’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후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은 충분히 가성비 좋은 한정식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푸짐한 상차림과 훌륭한 음식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고려하면, 결코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쉬는 날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아서 헛걸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고성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수정’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가득한 ‘수정’,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벽방산 등산 후, 혹은 고성 여행 중에 맛있는 한정식이 생각난다면, 주저 없이 ‘수정’을 선택하길 바란다. 분명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것이다.

‘수정’에서 맛본 생선구이의 고소함, 잡채의 부드러움, 그리고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는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맛집의 힘이 아닐까. 고성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준 ‘수정’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수정한정식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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