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그 이름만으로도 깊은 맛과 풍류가 느껴지는 곳. 며칠 전, 나는 미식의 도시 전주로 향하는 설렘을 가득 안고 KTX에 몸을 실었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챗GPT가 추천해준 비빔밥 맛집, ‘한국집’으로 향했다. 전주에서 비빔밥을 먹는다는 건, 어쩌면 뻔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전주에 왔으니 제대로 된 비빔밥 한 그릇은 꼭 맛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들었다. 마치 관광객의 숙명처럼.
택시에서 내리자, 웅장한 기와지붕과 묵직한 나무 문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전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임을 짐작하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갈하게 놓인 고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앤티크한 나무 장식장 안에는 반짝이는 놋그릇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박물관의 유물을 보는 듯했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나무 향과 정갈한 분위기가, 식사 전부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는데, 그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다행히 나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주비빔밥’이었다. 그리고 육전도 함께 주문하기로 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황동빛 놋그릇에 담긴 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밥 위에는 다채로운 색깔의 고명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는데, 마치 잘 가꿔놓은 정원 같았다. 샛노란 황포묵, 초록색 애호박, 검은색 김, 하얀색 숙주나물, 붉은색 고추장… 색색의 조화가 눈을 즐겁게 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비빔밥을 비볐다. 놋그릇에 닿는 젓가락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고추장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젓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색색의 고명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드디어, 한 입 크게 맛을 보았다.
음… 이건 흔히 먹던 비빔밥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고추장 범벅의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황포묵은 쫄깃했고, 애호박은 아삭했으며, 숙주나물은 시원했다. 밥알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고, 모든 재료들이 입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놋그릇이 주는 보온 효과 덕분에 비빔밥을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놋그릇의 은은한 광택은 음식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는 듯했다. 놋그릇에 담긴 비빔밥을 먹으니,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비빔밥을 몇 숟가락 뜨기도 전에, 육전이 나왔다. 넓적한 접시 위에 육전 여덟 조각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육전 위에는 파채가 소복하게 올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앙증맞은 방울토마토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육전의 노릇노릇한 색감과 파채의 초록색, 방울토마토의 빨간색이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육전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따뜻한 온기가 손끝으로 전해졌다. 육전을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얇게 썬 소고기를 계란물에 입혀 구워낸 육전은,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파채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덜하고 향긋함은 더해졌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육전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비빔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육전 한 조각, 비빔밥 한 숟가락… 번갈아 먹으니, 최고의 궁합이었다. 짭짤한 육전과 담백한 비빔밥의 조화는, 입 안을 즐겁게 해주는 환상의 콤비였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외국인 손님들이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서툰 젓가락질로 비빔밥을 비비는 모습이 어색하면서도 귀여웠다. 그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한국의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전라도 지역인데, 식당 입구에 박정희, 박근혜 부녀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어쩌면 영호남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차장 이용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식사를 하면 1시간 주차 쿠폰을 제공한다고 한다. 주차장이 넓은 편이지만,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라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때도 있다고 한다. 나는 다행히 택시를 타고 와서 주차 걱정은 없었다.
‘한국집’에서 맛있는 비빔밥과 육전을 먹고 나오니, 전주 여행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졌다. 전주에 와서 비빔밥을 먹는 건, 결코 ‘호구’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국집’은 전주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으로, 내 기억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전주에 다시 온다면, ‘한국집’에 꼭 다시 들러 비빔밥을 먹어야겠다. 그때는 다른 메뉴도 함께 시켜서 맛봐야지. 육전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전주비빔밥 맛집 ‘한국집’, 전주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전주에서 맛있는 비빔밥을 먹고, 나는 다시 서울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전주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특히, ‘한국집’에서 맛보았던 비빔밥과 육전의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전주, 그리고 ‘한국집’…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