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천을 따라 걷다 발견한 “백만원식당”.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아 눈길이 갔던 곳입니다. 평소 지나다니면서 자주 보던 곳이었지만, 드디어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아담한 식당은, 밖에서 보기에도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상대로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한 인테리어 덕분에 마음까지 따스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6~8인용 테이블 하나와 4인용 테이블 네 개 정도가 놓인 작은 식당 안에는,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 팀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음식 냄새와 정다운 대화 소리가,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입구에는 ‘손님은 1팀당 5명 이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식사 분위기를 위해 소규모 손님만 받는다는 문구에서, 이곳만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단체로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벽면에는 한글 장식과 한복 인형, 그리고 방문객들의 사인지가 붙어 있어,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테이블 위에는 예쁜 보자기가 덮여 있었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던 바로 그 보자기였습니다. 보자기를 들추니, 메뉴판과 종이컵, 앞접시 등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세심함이 느껴져,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메뉴판 첫 페이지는 주류 메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바로 제주 생막걸리! 제주도에 가서도 맛보지 못했던 막걸리라니, 망설임 없이 주문했습니다. 식사 메뉴로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백만원찜’ 중 사이즈와 밥 한 공기를 선택했습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반찬과 미역국, 전복장, 쌈 채소, 그리고 제주 돼지 수육이 나왔습니다. 반찬은 소쿠리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보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했습니다.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는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습니다. 특히, 따뜻하게 끓여져 나온 미역국은 간이 세지 않아 제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수육은 삼겹살 부위와 살코기 두 가지로 제공되었습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습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풍미만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특히, 삼겹살 부위는 영국 왕실 소금이라는 특별한 소금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었습니다.
살코기는 쌈으로 싸서 먹었습니다. 신선한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씹는 식감도 좋고 맛도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습니다. 쌈에 넣는 야채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향긋한 깻잎에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일품이었고, 아삭한 배추에 싸 먹으니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좋았습니다.

전복장은 부드럽고 쫄깃했습니다. 짜지 않고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전복 특유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습니다. 두툼한 전복 한 마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법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습니다.
함께 나온 밥은 분홍색을 띠고 있어 신기했습니다. 흥국쌀로 지은 밥이라고 하는데, 놋그릇에 담겨 나오니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고,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문득 ‘방앗간 국수’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큰 기대 없이 입가심이나 할 겸 주문했는데, 이게 웬걸, 정말 놀라운 맛이었습니다.
국수는 이미 들기름에 비벼져서 나왔고, 위에는 김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이미 비벼졌으니 다시 비비면 들기름의 고소함이 날아간다”는 사장님의 설명에 따라, 젓가락으로 살살 섞어 한 입 맛보았습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이는 듯했습니다. 약간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고, 김 특유의 풍미가 코끝을 맴돌았습니다. 들기름의 향긋함과 김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습니다. 입안에 향과 맛이 오래도록 머물면서 계속 침이 고이게 했습니다.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메뉴입니다. 다음에는 문어 숙회에 국수를 함께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카운터 옆에는 스테인리스 진공통에 담긴 구운 김이 놓여 있었습니다. 남편이 특히 마음에 들어 했던 김이라고 합니다. 주부의 눈으로 보기에 최상급의 김이었다고 하니, 그 품질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백만원식당에서의 식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했고,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북동에서 이런 맛집을 발견하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며칠 후, 남편의 생일을 맞아 다시 백만원식당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하여 오징어볶음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맛과 정갈한 상차림에 감동했습니다.
흥국쌀로 지은 빨간 밥은 여전히 신기했고, 놋그릇에 담겨 나오니 더욱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오징어는 얼마나 손질이 잘 되어 있는지, 질기지 않고 딱 알맞게 쫄깃했습니다. 함께 나오는 전복도 싱싱하고 맛있었습니다. 전복죽 또한 아주 진하고 깊은 맛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남편은 푸짐하게 나온 미역국에 감동했습니다. 생일상을 제대로 받은 기분이라며, 연신 싱글벙글했습니다. 제주 생막걸리와 함께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고 성북천을 거니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좋은 음식을 귀하게 차려주신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저녁시간에 방문했을 때, 회사원들의 회식으로 인해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작은 식당이다 보니 소음이 크게 울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오붓한 식사를 원한다면, 점심시간이나 이른 저녁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육과 문어숙회 조합은 독특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물론 맛은 있었지만, 가격만큼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방앗간 국수’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백만원식당에 방문한다면 꼭 맛봐야 할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백만원식당은 정성이 가득한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입니다. 성북동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앞으로 종종 방문하여 맛있는 음식을 즐길 생각입니다.

총점: 5/5
장점:
* 정성이 가득한 음식
*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
* 친절한 서비스
* 특별한 메뉴 (방앗간 국수)
단점:
* 저녁시간에는 다소 시끄러울 수 있음
* 수육과 문어숙회 조합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다소 아쉬움
추천 메뉴: 방앗간 국수, 백만원찜, 오징어볶음 정식
총평: 성북동에서 정성과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집, 백만원식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