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의 고단함을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천안으로 향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우리는 종종 일상 속 작은 일탈을 감행하곤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10번도 넘게 발걸음했던, 우리 부부의 소울 푸드 맛집 ‘봄베이키친’이다.
봄베이키친은 마치 뭄바이의 옛 이름처럼, 이국적인 풍미가 가득한 인도 및 아시아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따뜻한 색감의 건물 외관. 갈색 벽돌과 검은색 창틀이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물 옆에는 ‘Curry, Naan, Rice, Noodle, Bread’라고 적힌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의 메뉴를 간결하게 요약해 놓은 듯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이 우리를 반겼다. 식당 내부는 밝고 편안한 분위기. 창밖으로는 초록빛 나무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이미지에서 보듯, 창가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어 싱그러움을 더한다. 우리는 늘 앉던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고민 끝에, 나는 늘 즐겨 먹는 카레와 똠얌꿍, 그리고 상큼한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남편은 나의 선택을 존중하며 팟타이와 나시고랭을 골랐다. 이곳에서는 쌀국수와 식빵도 판매하는데, 다음에는 꼭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내가 사랑하는 카레.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맛볼 수 있는데, 난과 함께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된다. 특히 난은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고 하니, 그 맛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미지 속 카레는 묽은 질감에 양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곁들여 나온 피클은 신선한 오이와 당근으로 만들어져, 카레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곧이어 똠얌꿍이 테이블에 놓였다. 특유의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한 입 맛보니,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맛. 톡 쏘는 듯한 강렬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남편이 주문한 팟타이는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숙주와 새우, 땅콩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한 입 맛보니, 면은 쫄깃했고,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했다. 다만 기름기가 조금 많은 듯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식 볶음밥으로, 고추식초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남편은 고추식초를 듬뿍 뿌려 나시고랭을 맛보더니, “역시, 이 맛이야!”라며 감탄했다. 톡 쏘는 매콤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봄베이키친에서는 태국의 대표 맥주인 “싱하”도 판매한다. 시원한 싱하 맥주 한 잔을 곁들이니, 마치 태국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기 전, 화장실 앞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세면대를 보니, 이곳의 청결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봄베이키친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완전히 져 있었다.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근처 역재방죽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기로 했다. 잔잔한 호수를 따라 걷는 밤 산책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힐링 코스였다.

돌아오는 길, 우리는 다음 방문 때 먹을 메뉴를 정하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쏨땀은 좀 더 자극적인 맛이었으면 좋겠지만, 액젓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다음에는 쌀국수와 직접 만든다는 식빵을 꼭 맛봐야지.
봄베이키친은 나에게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상에 지친 날,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남편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주인장의 뛰어난 요리 실력 덕분에, 어떤 메뉴를 시켜도 실패하는 법이 없다.
천안에서 특별한 아시아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봄베이키친을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역재방죽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