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머니와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문정동으로 향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툇마루밥상’. 평소 깔끔한 한정식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신중하게 고른 곳이었다.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상호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밥상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동시에 활기찬 소리가 가득해서 어쩐지 집밥을 먹으러 온 듯한 편안함도 느껴졌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으로는 분주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지만, 왠지 모르게 이곳만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메뉴는 단 하나, 툇마루밥상 정식이었다.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이 인원수대로 주문하니, 순식간에 상이 가득 채워졌다. 흑미가 섞인 솥밥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찌개, 그리고 보기에도 정갈한 다양한 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 푸짐하고 따뜻한 한 상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미 솥밥이었다. 밥알 한 알 한 알이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고, 뚜껑을 여는 순간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밥을 그릇에 덜어 놓고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다.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애호박, 그리고 시원한 국물 맛을 더하는 바지락까지, 재료를 아끼지 않은 듯 푸짐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반찬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제철 나물 무침은 신선하고 향긋했고, 짭짤한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좋았던 것은, 과하게 짜거나 달지 않다는 점이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절묘한 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보쌈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곁들여 나온 매콤한 무말랭이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사라지고,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이 퍼졌다.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마치 푸딩처럼 입 안에서 살살 녹았고, 은은한 계란 향이 입맛을 돋우었다. 뜨거운 뚝배기에 담겨 나와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생선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가시를 발라내어 한 입 크기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치찌개는 칼칼하고 시원했다. 돼지고기와 김치가 듬뿍 들어가 있어 국물이 진하고 깊었다. 밥에 국물을 적셔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을 하나씩 맛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도라지무침, 고소한 깻잎장아찌, 아삭아삭한 연근조림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나물류가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메인 요리와 반찬들이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몰려서 그랬던 것 같지만, 기다리는 동안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또한, 몇몇 찌개나 반찬은 간이 조금 센 편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 차이겠지만, 조금만 덜 짜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솥에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었다. 구수한 숭늉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따뜻한 숭늉을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전체적으로 툇마루밥상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푸짐하고 정갈한 한 상 차림은 물론, 맛있는 음식들 덕분에 기분 좋은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식당 안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주차 할인권을 받았다. 건물 주차 시 3시간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고 하니, 부담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툇마루밥상에서의 따뜻한 식사 덕분인지,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황태구이나 목살 양념구이 같은 추가 메뉴도 함께 주문해서 더욱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툇마루밥상 문정, 잊지 못할 한 끼 식사의 추억. 서울에서 맛보는 정갈한 한정식의 향연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여유와 행복을 되찾아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