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 벚꽃 아래, 행궁길에서 만난 팔달제과, 수원 분위기 맛집 탐방기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 드러난 주말, 묵직하게 내려앉았던 미세먼지가 걷히고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설렜다. 목적지는 수원 화성, 그중에서도 팔달산 자락이었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고즈넉한 풍경과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상상하며 서둘러 길을 나섰다.

수원화성을 천천히 거닐며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옅은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 터널 아래를 걷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황홀했다. 팔달산 중턱쯤 올랐을까, 달콤한 빵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담한 골목길 사이로 ‘팔달제과’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진열장 안의 수원팔달샌드
선물용으로 좋을 듯한 ‘수원팔달샌드’가 정갈하게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다.

고소한 빵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은은한 조명 아래 옹기종기 놓인 테이블과 의자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층은 주문 공간과 몇몇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2층과 3층, 루프탑까지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꽤 규모가 있는 베이커리 카페였다.

주문대 앞 쇼케이스에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몽블랑, 소금빵, 바게트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았던 ‘수원팔달샌드’도 눈에 띄었다. 선물용으로 좋을 듯 정갈하게 포장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민 끝에 몽블랑과 바닐라 라떼를 주문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올려다보니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부드러운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마치 따뜻한 볕이 드는 오두막에 들어서는 듯한 기분이었다.

2층은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넓은 공간에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한쪽 벽면은 초록 식물로 장식되어 있어 싱그러움을 더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팔달산의 풍경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넓은 카페 내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카페 내부.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몽블랑과 바닐라 라떼가 나왔다. 쟁반을 들고 창가 자리로 향했다. 몽블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사이사이에는 달콤한 크림이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바닐라 라떼는 부드러운 우유 거품 위에 바닐라 빈이 콕콕 박혀 있었다. 한 모금 마시니 은은한 바닐라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너무 달지도 않고, 커피의 쌉쌀한 맛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몽블랑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이 곳의 바닐라 라떼는 일반적인 바닐라 시럽이 아닌, 콩을 직접 우려내어 만든다고 하니 그 정성이 맛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몽블랑과 바닐라 라떼를 음미했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 맛있는 빵과 커피를 즐기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마치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를 누리는 기분이었다.

문득 팥빙수가 궁금해졌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을 것 같아 망설였지만, 왠지 안 먹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팥빙수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커다란 냉면 그릇에 담긴 팥빙수가 나왔다. 메뉴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푸짐한 양에 깜짝 놀랐다.

팥빙수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팥빙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뽀얀 우유 얼음 위에 팥과 콩고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팥은 직접 삶은 듯 알갱이가 살아있었고, 콩고물은 고소한 향을 풍겼다. 숟가락으로 크게 한 입 떠서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우유 얼음의 부드러움과 팥의 달콤함, 콩고물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얼음이 그냥 얼음이 아닌 100% 우유로 만든 눈꽃빙수라,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팥빙수의 매력에 빠져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먹다 보니 어느새 냉방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시원함이 온 몸을 감쌌다. 양이 워낙 많아 결국 조금 남겼지만, 후회는 없었다. 팥빙수를 먹는 동안 더위는 완전히 잊혀졌고, 입안은 달콤함으로 가득 찼다.

카페 내부를 둘러보니,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사람,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사람, 연인끼리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팔달제과는 누구에게나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듯했다.

1층에는 당일 판매되지 않은 빵을 지역 저소득층에게 기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맛있는 빵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더욱 훈훈하게 느껴졌다.

다양한 빵이 진열된 쇼케이스
다양한 빵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팔달제과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팔달산 아래, 행궁 옆 골목에 자리 잡은 팔달제과는 잠시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맛있는 빵과 커피, 푸짐한 팥빙수는 물론, 편안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루프탑으로 향했다. 3층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탁 트인 루프탑 공간이 나타났다. 테이블 몇 개와 파라솔이 놓여 있었지만, 아직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사람은 없었다. 루프탑에서는 팔달산과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벚꽃이 만개한 팔달산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3일 후면 루프탑에서 커피를 마시며 팔달산의 벚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뜻한 봄 햇살 아래 벚꽃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은 정말 낭만적일 것 같았다. 다음 주말에는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팔달제과를 나서며 아쉬운 마음에 몇 장의 사진을 더 찍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때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수원 행궁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팔달제과는 예상치 못한 행복을 안겨준 곳이었다.

음료 사진
음료와 빵을 함께 즐기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

수원 팔달구, 특히 행궁 근처에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맛집을 찾는다면 팔달제과를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빵과 커피, 그리고 푸짐한 팥빙수는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특히 2~3인이 방문한다면 넉넉한 양의 팥빙수를 꼭 맛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팔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팔달제과는 단순한 베이커리 카페를 넘어, 수원의 정취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수원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카페 입구 계단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 입구.
아몬드 크루아상
고소한 아몬드가 듬뿍 뿌려진 크루아상.
빵 안내문
다양한 빵 종류를 안내하는 표지판.
주문대 풍경
깔끔하고 넓은 주문 공간.
음료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