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땅을 밟자마자,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싱그러운 풀 내음이 뒤섞인 독특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내장산의 단풍 구경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고창 지역 맛집으로 향하는 길. 오늘따라 유난히 하늘은 맑고 푸르렀고, 뭉게구름은 마치 솜사탕처럼 몽실몽실 떠다니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가로지르며, 풍요로운 고창 평야의 정취를 만끽했다.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고창 공설운동장과 연수원 근처에 위치한 ‘우리풍천장어’. 주변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넓고 쾌적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붉은 벽돌 건물에 푸른색 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위로 ‘우리풍천장어’라는 간판이 금빛 글씨로 빛나고 있었다. 건물 옆으로는 드넓은 주차장이 펼쳐져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마치 잘 관리된 정원처럼, 건물 주변에는 푸른 잔디와 조경수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실내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고,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벽면에는 고창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걸려 있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창밖으로는 푸른 하늘과 초록빛 나무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에는 순치장어 소금구이가 메인 메뉴로 소개되어 있었고, 장어탕, 복분자술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순치장어’라는 이름이었다. 민물장어를 잡기 전 10일 동안 깨끗한 바닷물에 풀어놓아 잡냄새를 제거하고, 쫄깃한 식감을 더한다고 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었는데,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한다는 문구가 사장님의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고민 끝에 순치장어 소금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직접 담근 김치를 비롯해 깻잎 장아찌, 샐러드, 쌈 채소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치장어가 등장했다. 숯불이 아닌 가스불에 굽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연기 흡입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옷에 냄새가 배는 걱정은 없었다. 직원분께서 직접 장어를 구워주셨는데,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장어를 보니 군침이 절로 돌았다. 가지런히 정렬된 장어는 그 섬세한 칼집 덕분에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장어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잘 구워진 장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하고 담백한 풍미는, 왜 이곳이 고창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특히 순치장어 특유의 쫀득한 식감은, 다른 장어집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장어 특유의 잡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하게 퍼지는 바다 향이 오히려 풍미를 더했다.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의 세계가 펼쳐졌다. 특제 간장 소스는 장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고, 매콤한 고추장 소스는 느끼함을 잡아주어 입맛을 돋우었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쫄깃한 장어의 조화가 훌륭했다. 생강채와 마늘을 곁들여 먹으니, 알싸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장어구이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후식으로 장어탕을 주문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장어탕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이는 붉은 국물이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장어탕은,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장어탕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으니,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온몸을 감쌌다. 장어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는, 깊은 감칠맛과 함께 진한 영양이 느껴졌다. 슴슴하면서도 깔끔한 맛은 술국으로도 제격일 듯했다. 밥 한 공기를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장어탕에 들어있는 시래기는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누룽지가 제공되었다. 뜨끈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입가심으로 훌륭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내려주신다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은은한 커피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는 길, 벽면에 붙어있는 사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유명인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맛있는 장어를 먹고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산을 하는 동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고창의 다른 관광 명소와 맛집들을 소개해 주셨다.
‘우리풍천장어’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고창의 풍요로운 인심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넓고 쾌적한 공간,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고창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장어를 함께 즐기고 싶다.
식당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풍요로운 고창의 대자연 속에서 맛있는 장어를 즐겼던 오늘 하루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고창 지역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오늘 ‘우리풍천장어’에서 맛본 순치장어는 특히나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고창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푸른 논밭과 붉은 노을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고창은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운 먹거리가 가득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고창을 방문하여,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기고 싶다.
고창에서 맛본 풍천장어의 감동을 뒤로하고, 다음 고창 여행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