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동두천 노포, 황주생고기에서 맛보는 인생 한우 맛집

오랜만에 평일 휴가를 내고, 드라이브 겸 훌쩍 떠난 동두천. 빽빽한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니, 마음속 묵은 먼지까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동두천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노포, 황주생고기였다. 사실 전원주택에 살면서 웬만한 바비큐는 직접 해먹는 나지만, 이곳의 고기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과 빨간색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황주생고기” 글씨는 어딘가 모르게 정겹고,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참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홀이 나타났다. 테이블마다 숯불 화로가 놓여 있었고,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풍구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동두천 지역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다르구나 싶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모님께서 능숙한 솜씨로 밑반찬을 세팅해 주셨다. 짭짤하게 익은 김치, 신선한 쌈 채소, 그리고 따뜻한 배추된장국까지. 특히 된장국은 집에서 끓인 듯한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참고)

고민 끝에 소고기 모듬을 주문했다. 살치살, 부채살, 제비추리, 차돌박이 등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 한 접시가 눈 앞에 펼쳐졌다. 붉은 빛깔의 신선한 고기 위에 “Since 1968 황주생고기”라고 새겨진 버섯이 올려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고) 마블링이 예술적인 살치살과 부드러운 제비추리의 자태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잘 달궈진 숯불 위에 차돌박이부터 올려 구웠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차돌박이를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고소한 기름과 육즙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다채로운 밑반찬
황주생고기의 맛깔스러운 밑반찬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진다.

다음은 살치살 차례. 숯불 향을 머금은 살치살은 입에 넣는 순간 풍부한 육즙이 터져 나왔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고, 은은한 숯불 향이 풍미를 더했다. 파채와 마늘, 버섯을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신선함과 풍성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재빠르게 부채살과 제비추리도 불판 위에 올렸다. 부채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었고, 제비추리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느 부위를 먹어도 실망시키지 않는 최고의 퀄리티였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들이켰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는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데 이만한 게 없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후식으로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커다란 양푼에 담겨 나온 비빔국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참고) 매콤달콤한 양념에 김치, 오이, 김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잘 비벼서 한 입 먹으니, 매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비빔국수에 들어간 김치가 신의 한 수였다. 아삭아삭 씹히는 김치의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냈다.

고추장 불고기의 자태
황주생고기의 숨겨진 별미, 고추장 불고기. 달콤한 양념과 불향의 조화가 일품이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돼지고추장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온 고추장구이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특히, 숯불 향이 더해져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식사를 마치니, 이모님께서 후식으로 수정과를 가져다주셨다. 은은한 계피 향이 나는 수정과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수정과를 마시니,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주생고기는 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푸짐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유지해 온 비결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메뉴판에 ‘모듬(살치, 부채, 제비추리, 차돌) 250g 4.7만원’ 이라고 적혀 있었다. 참고) 가격이 조금 비싼 듯했지만, 고기의 퀄리티와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성비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몇몇 리뷰에서 지적된 것처럼 주문 시 1인분 기준이 명확하게 안내되지 않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옆 테이블 손님들도 주문량 때문에 당황하는 눈치였다. 미리 몇 인분 드릴지 물어봐 주면 오해가 없을 것 같다.

숯불 위에 익어가는 고추장 불고기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고추장 불고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동두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황주생고기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숯불 불고기는 꼭 맛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황주생고기를 나와, 뻥 뚫린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겼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바람을 쐬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힐링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 동두천 맛집 황주생고기, 오랜 시간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황주생고기 모듬 한 상
황주생고기의 자랑, 모듬 한 상. 신선한 고기들의 향연.
황주생고기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황주생고기 간판.
황주생고기 육사시미
신선함이 살아있는 육사시미.
황주생고기 외부 모습
밤에 빛나는 황주생고기.
황주생고기 메뉴판
황주생고기 메뉴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