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멎은 6월의 끝자락, 짙푸른 잎사귀들이 싱그러움을 뽐내는 고성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그레이스 정원과 만화방초정원,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고성에서의 저녁,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은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간장게장 전문점, ‘본토대가’였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시장 근처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식당, 그곳에서 잊지 못할 맛의 향연이 펼쳐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시장통 어귀에 자리한 ‘본토대가’는 소박한 외관과 달리,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활기 넘치는 기운이 느껴졌다. 이미 몇몇 테이블에서는 식사를 즐기고 있었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간장게장, 새우장, 전복장, 가리비장… 다채로운 장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민 끝에, 이 모든 맛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모듬장 2인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례대로 테이블 위에 놓였다. 굴장과 멍게장, 그리고 홍가리비 젓갈까지,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젓갈들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굴장은 신선한 굴 특유의 향긋함과 짭짤한 간장 양념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젓갈들을 맛보며 메인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장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게장, 붉은빛 새우장, 탱글탱글한 전복장,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가리비장까지, 형형색색의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해산물들은 신선함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은, 마치 잘 차려진 보석함을 보는 듯했다.

가장 먼저 간장게장부터 맛보았다. 껍데기를 살짝 들어 올려, 그 안에 가득 찬 샛노란 알과 뽀얀 속살을 조심스레 입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황홀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간장 양념은 게살의 풍부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고, 신선한 게살은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처럼,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깃든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다음으로는 새우장을 맛보았다. 껍질을 벗겨, 윤기가 흐르는 새우 살을 한 입 베어 물었다. 탱글탱글한 식감과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은, 간장게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짜지 않고 적당히 짭짤한 간장 양념은 새우의 단맛을 극대화했고, 신선한 새우는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했다. 새우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돋보였다.
전복장 역시 훌륭했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바다 향은,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간장 양념은 전복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고, 신선한 전복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더했다. 전복 특유의 쌉쌀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가리비장을 맛보았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은, 그 어떤 디저트보다 달콤하게 느껴졌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간장 양념은 가리비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고, 신선한 가리비는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가리비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상큼한 맛이 돋보였다.
모듬장에 함께 제공된 따끈한 솥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장 요리들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갓 지은 밥 특유의 윤기와 찰기는,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고, 짭짤한 장 요리들과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간장게장의 게딱지에 밥을 비벼 김에 싸 먹으니, 다른 반찬은 필요 없을 정도였다. 고소한 김과 짭짤한 게장, 그리고 따뜻한 밥의 조화는,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훌륭하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슴슴한 순두부 된장찌개는, 장 요리들의 짭짤한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뜨끈한 국물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고, 순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은 입 안을 편안하게 감싸주었다. 된장찌개에 들어간 표고버섯과 조개는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더했고, 장 요리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에서 보이듯,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된장찌개는 정갈함을 더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은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만들어주었다. 장을 밥에 비벼 먹는 방법부터, 김에 싸 먹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알려주시는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5명이 방문하여 모듬장 3인분과 2인분을 주문했는데, 3인분 상에는 새우가 6마리, 2인분 상에는 새우가 2마리만 나왔다.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바쁜 탓인지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한, 시장 근처에 위치한 탓에,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주변 공용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지만,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토대가’에서의 식사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깃든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잊지 못할 맛의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짜지 않고 담백한 간장게장은, 내 인생 최고의 간장게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만약 고성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본토대가’에 꼭 다시 방문하여, 이번에 맛보지 못했던 다른 장 요리들도 맛보고 싶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은은하게 퍼지는 간장 향이 코 끝을 간지럽혔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그 향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고성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본토대가’에서의 맛있는 식사는, 내 기억 속에 오랫동안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총점: 5/5
장점:
* 짜지 않고 담백한 간장게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 요리
*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깃든 음식
* 친절한 서비스
* 맛깔스러운 밑반찬
* 따끈한 솥밥 제공
단점:
* 일부 메뉴의 양 부족
* 협소한 주차 공간
*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장님의 응대 (일부 후기)
추천 메뉴: 모듬장 2인 세트, 간장게장
재방문 의사: 매우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