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만나는 작은 일본, 무라에서 맛보는 인생 돈코츠 라멘 맛집 기행

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느긋하게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쨍하게 쏟아지는 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씨였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나선 드라이브,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일본 라멘이 간절하게 먹고 싶어졌다. 예전에 지인이 극찬했던 양산의 라멘 맛집이 떠올랐다. 그래, 오늘 점심은 무라 라멘으로 정했다!

네비게이션에 ‘무라’를 검색하고 차를 몰았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테이블링 시스템 덕분에 기다리는 동안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살펴보았다. 돈코츠 라멘을 베이스로 다양한 라멘 메뉴와 곁들임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구마모토 흑마늘 라멘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일본 특유의 아늑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느낌을 주었고, 벽면에는 일본 풍경 사진들이 걸려 있어 마치 일본 현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직원분들의 활기찬 “이랏샤이마세!” 인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안경을 쓴 여자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은 어딜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무라 라멘의 키오스크는 뭔가 특별해 보였다. 메뉴 사진들이 큼지막하게 배치되어 있어 고르기 편했고, 무엇보다 외국어 지원 기능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글로벌한 맛집의 면모랄까. 나는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돈코츠 라멘에 차슈 추가, 그리고 치즈 고로케를 주문했다. 돈코츠 라멘은 진한 맛으로 선택했고, 혹시 짜게 느껴질까 봐 염도 조절이 가능한지 직원분께 여쭤보니, 친절하게 조절 가능하다고 안내해 주셨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맛집의 기본이지.

돈코츠 라멘
진한 국물이 인상적인 무라의 돈코츠 라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코츠 라멘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가지런히 놓인 차슈, 반숙 계란, 그리고 송송 썰린 파와 검은 해초류가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사진을 찍는 내내, 고소한 돼지 육수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을 들기 전,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진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캬~”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묵직한 육수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돼지 뼈를 오랜 시간 정성껏 우려낸 듯한 깊은 맛이었다.

면은 굵은 면과 가는 면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굵은 면을 선택했다. 탱글탱글한 면발은 씹을수록 쫄깃했고, 진한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차슈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특히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져 더욱 풍미가 좋았다. 반숙 계란은 촉촉하고 고소했고, 라멘의 맛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미지에서 보듯이, 파와 해초류는 신선했고, 라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라멘을 먹는 중간중간, 테이블 위에 놓인 마늘 다진 것을 조금씩 넣어 먹으니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알싸한 마늘 향이 라멘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더욱 깊은 맛을 선사했다. 마치 일본 현지에서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돈코츠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라 라멘의 돈코츠 라멘을 꼭 한번 맛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국물의 진한 정도나 면의 굵기, 토핑 등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치즈 고로케
겉바속촉의 정석, 무라의 치즈 고로케

라멘과 함께 주문한 치즈 고로케도 곧이어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따뜻할 때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치즈와 고소한 감자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꽉 차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특히 고로케 위에 뿌려진 가쓰오부시가 풍미를 더해주었다. 곁들여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라멘 맛집에서 고로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라 라멘의 치즈 고로케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라멘만큼이나 훌륭한 맛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곁들임 메뉴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무라 라멘에서는 밥이 무료로 제공된다. 라멘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진한 돈코츠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돼지 육수의 풍미가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배가 불렀지만,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직원분께서 밝은 미소로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무라 라멘은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양산 맛집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무라 라멘 내부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라 라멘 내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무라 라멘에서의 즐거웠던 경험을 곱씹어 보았다. 진한 돈코츠 라멘 국물과 겉바속촉 치즈 고로케의 맛, 그리고 친절했던 직원분들의 미소가 자꾸만 떠올랐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무라 라멘은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웨이팅이 필수다. 하지만 테이블링 시스템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대기할 수 있다. 또한,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근처 공영 주차장이나 이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양산에서 일본 라멘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무라 라멘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조만간 다시 방문하여 다른 메뉴들도 맛볼 예정이다. 무라 라멘, 나의 인생 라멘집으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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