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맛이 공존하는 김해 낙곱새 맛집, 남광식당에서 추억을 곱씹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그 식당,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방문하게 될 줄이야. 김해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아니, 맛봤을 노포 맛집 “남광식당”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더듬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길이라 살짝 헤맸지만, 네비게이션 덕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골목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찾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당 바로 맞은편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다. 주차 후, 고개를 들어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 정감 있는 외관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반가움을 선사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과 왁자지껄 이야기꽃을 피우는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었다. 마침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리가 없을 뻔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남광식당의 대표 메뉴는 단연 낙곱새와 곱창전골이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와서 곱창전골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오늘은 왠지 낙곱새가 더 끌렸다. 낙곱새 2인분에 라면사리를 추가하여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겉절이 김치, 코다리찜, 무말랭이 등 푸짐한 밑반찬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겉절이 김치는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코다리찜은 달콤 짭짤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다시마쌈도 신선했다.

다채로운 밑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은 남광식당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밑반찬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낙곱새가 테이블 위에 등장했다. 냄비 안에는 낙지, 곱창, 새우, 그리고 각종 채소와 양념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붉은 양념이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낙곱새의 모습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고, 끓어오르는 국물이 냄비 밖으로 튈까 조심스러웠다.

끓고 있는 낙곱새의 모습
매콤한 양념과 푸짐한 재료가 어우러진 낙곱새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어느 정도 끓었다 싶을 때, 라면사리를 투하했다. 꼬들꼬들한 라면이 매콤한 양념을 머금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낙지, 곱창, 새우를 건져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쫄깃한 낙지와 고소한 곱창, 탱글탱글한 새우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곱창은 특유의 잡내 없이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낙곱새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는 모습
매콤한 양념이 밴 라면 사리는 낙곱새의 맛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해준다.

어느새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볶음밥을 추가했다. 남은 양념에 김가루와 참기름을 넣어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였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예전에 비해 조금 오른 듯했다. 하지만 맛과 양을 고려하면 여전히 훌륭한 가성비라고 생각한다. 식당 바로 앞에는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반찬 가게도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다.

남광식당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남광식당의 간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바로 앞에 수로왕릉이 눈에 들어왔다. 소화도 시킬 겸 수로왕릉을 한 바퀴 산책하기로 했다. 푸르른 잔디와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수로왕릉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로왕릉의 전경
식사 후 수로왕릉을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수로왕릉을 거닐며, 남광식당에서 맛보았던 낙곱새의 여운을 다시 한번 느껴보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소중한 추억까지 더해진 완벽한 하루였다.

김해에서 손꼽히는 맛집 남광식당은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곳이다. 김해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 낙곱새의 참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라면 사리가 들어가기 전 낙곱새의 모습
푸짐한 낙지, 곱창, 새우가 듬뿍 들어간 낙곱새
낙곱새를 덜어먹는 모습
각종 야채와 함께 끓여낸 낙곱새는 시원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수로왕릉 산책로의 모습
수로왕릉은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식사 후 가볍게 걷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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