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손맛이 그리울 때, 현풍에서 만나는 푸근한 집밥 같은 밥잘하는집 기사식당 맛집

현풍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목적지는 소박한 이름의 밥잘하는집, 오래된 기사식당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었다. 화려한 간판도, 세련된 인테리어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곳이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손맛이 그리워 찾아갔던 시골집 같은 느낌이랄까.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아저씨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활기 넘치는 기사식당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번쩍이는 새 건물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벽 한쪽에는 아드님의 것으로 보이는 상장들이 가득 붙어있어, 왠지 모를 푸근함과 믿음이 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돼지두루치기, 청국장, 된장찌개 등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혼자였지만, 왠지 푸짐하게 먹고 싶어 돼지두루치기 정식을 주문했다. 가격은 1인분에 13,000원. 기사식당 치고는 살짝 가격이 있는 편이었지만, 맛만 있다면야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반찬과 메인 요리가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다양한 반찬과 메인 요리가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두루치기 정식이 나왔다. 쟁반 가득히 차려진 반찬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돼지두루치기를 중심으로, 콩나물무침, 김치, 어묵볶음, 김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준 듯한 푸짐한 밥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가장 먼저 돼지두루치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아삭아삭한 양파와 풋고추가 함께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단맛이 살짝 강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딱 알맞은 간이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돼지두루치기 정식
한 상 가득 차려진 돼지두루치기 정식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함께 나온 된장찌개였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된장찌개의 깊은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밥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돼지두루치기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매콤달콤한 돼지두루치기와 구수한 된장찌개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쌈 채소에 밥과 두루치기, 마늘을 함께 올려 쌈으로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했고, 김치는 적당히 익어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특히 김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반찬은 그날그날 직접 만드는 듯 신선했고, 종류도 다양해서 질릴 틈이 없었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가 식욕을 자극한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가 식욕을 자극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는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입맛에는 맞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찾아온 손녀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할머니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아주머니의 친절한 미소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식당 위생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밥그릇 뚜껑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또, 식당 분위기가 다소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몇몇 손님들이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욕설을 섞어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잘하는집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정겨운 분위기가 좋았다. 마치 고향에 온 듯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현풍을 지나가는 길이라면, 혹은 집밥이 그리운 날이라면, 현풍 밥잘하는집에서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든든한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식당 내부
손님들로 북적이는 식당 내부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밥 한 끼에 마음까지 든든해진 기분이었다. 밥잘하는집을 나서며, 다음에는 청국장과 된장찌개를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부디 위생에도 조금 더 신경 써주시길 바라면서.

푸짐한 한 상 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밥잘하는집 메뉴
밥잘하는집 메뉴
밥잘하는집 내부
밥잘하는집 내부
밥잘하는집 외관
밥잘하는집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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