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낡은 앨범 속 빛바랜 사진처럼 아련한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넓은 어깨에 기대어 읍내 장터 구경을 나섰던 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작은 식당에서 맛본 닭불고기의 강렬한 첫인상. 달콤 짭짤한 양념과 숯불 향이 어우러진 그 맛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추억의 맛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문득 그 닭불고기가 생각나, 무작정 차를 몰아 청송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예전 기억 속 허름한 식당이 있던 자리가 아닌, 널찍한 주차장과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는 ‘신촌식당’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비껴갈 수 없는 것일까.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그곳은 이제 번듯한 청송 맛집으로 변모해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일요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다행히 평일 점심시간 전에 방문한 덕분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2인 세트로 드릴까요?”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닭불백숙 2인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상 가득 차려졌다. 겉절이, 깍두기, 콩나물무침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사과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불고기가 나왔다. 넓적한 접시에 담겨 나온 닭불고기는 잘게 다진 닭고기를 숯불에 구워낸 듯,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표면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젓가락으로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은은한 숯불 향과 함께 달콤 짭짤한 양념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어린 시절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다.
이번에는 겉절이와 함께 닭불고기를 쌈으로 먹어봤다. 아삭한 겉절이의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닭불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쌈 채소의 신선함 덕분에 입안이 더욱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닭불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뽀얀 국물에 닭다리가 큼지막하게 들어간 백숙이 나왔다. 신촌식당의 백숙은 녹두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낸 것이 특징이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녹두의 고소함과 닭고기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든든한 보양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닭다리 하나를 통째로 뜯어 먹으니, 닭고기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었다. 닭고기 자체의 풍미도 훌륭했지만, 녹두가 들어가 더욱 깊어진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백숙은 양이 꽤 많았지만, 멈출 수 없는 젓가락질에 결국 뚝배기 바닥까지 싹싹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식당 마당 한켠에 약수터가 있었다. 청송은 예로부터 약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 잔을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지는 것이, 마치 사이다를 마시는 듯했다. 다만 철분 함량이 높은 탓인지, 비릿한 맛도 약간 느껴졌다.
신촌식당은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려준 고마운 곳이었다. 닭불고기의 맛은 여전히 훌륭했고, 녹두 백숙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식당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변함없는 맛과 친절한 서비스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길다는 점, 닭불고기 외에 다른 메뉴는 평범하다는 점 등이 그러했다. 또한, 닭불고기 세트의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신촌식당은 달기약수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촌식당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넓은 공간을 혼자 차지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식당 내부는 마치 옛날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모습이었는데,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신촌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 추억과 현재의 맛이 공존하는 신촌식당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번 청송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닭날개 구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총평:
* 맛: 닭불고기는 숯불 향과 달콤 짭짤한 양념이 어우러져 훌륭하다. 녹두 백숙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 가격: 닭불고기 세트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 분위기: 옛날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편안한 분위기다.
* 서비스: 직원들의 서비스는 친절하다.
* 재방문 의사: 청송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다.
팁:
* 주말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닭불고기 외에 닭날개 구이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 식당 마당에 있는 약수터에서 약수 한 잔을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신촌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청송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신촌식당에서 닭불고기와 녹두 백숙을 맛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